일본 "고급 외국인재 잡아라"…취업·정착 제도 정비

2016-08-11 10:42
의료ㆍ세금 분야 각 정부부처 나서서 세부안 마련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이 외국인 인재 유치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일본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노동 인구는 100만 명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일본 정부는 외국인력은 또 하나의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에 취업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각 부처가 의료, 세금, 법률 등 분야에서 구체적인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에 성장전략 발표를 통해 적극적인 외국인재의 수용을 중점 과제로 내건 바 있다. 이에 후생노동성과 법무, 경제산업부처 등이 세부적인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후생노동성의 경우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부분 중 하나인 의료 측면의 정비를 서두를 예정이다. 외국인들의 응급의료 상황 발생에도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병원은 현재 20개 정도에 불과하다. 때문에 후생노동성은 올해 안까지 외국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병원의 수를 40개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는 100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의료 통역 및 문서의 영문번역 등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며, 문진표와 원내의 간판에 외국어를 병기하는 비용 역시 국가가 50% 정도 지원하는 방안도 개선책에 포함돼 있다. 

경제산업성은 인공지능(AI)의 개발 촉진을 핵심으로 하는 '제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산업성 등은 국내외 기업에서 뛰어난 정보기술 인재 등용을 위해 필요한 사안들을 수집해 내년 정기국회에 이와 관련 내용에 대한 법제 및 세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그동안 불만이 많았던 상속세도 손질한다. 그동안 일본에 취업하는 외국인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사망하면 그 사람이 자국에서 소유하고 있던 자산에도 모두 일본의 상속세가 적용돼 왔다. 이 제도는 자산이 많은 고급 외국 인력을 일본 기업에 영입할 때 장벽이 돼 왔다. 이에 경제산업성은 내년부터는 외국인이 일본에 가지고 있는 자산만을 대상으로 상속세를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체류자격 완화에도 나섰다. 최근 일본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요양간호 분야의 경우 복지사의 자격을 가진 외국인들을 전문인력을 분류해 체류자격을 인정키로 했다. 

현재는 경제 연계 협정 (EPA)을 통해 외국인 복지사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인력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됐었다. 교육 기관을 통해 일본어와 요양관련 기술을 보충 습득할 경우 일본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내년 중 시행을 목표로 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얻기 위하여는  5년의 일본 체류 기간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3년 미만으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관계 부처들이 협의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자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기업의 대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및 투자관련 행정절차도 간소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외국계 기업이나 세무사, 행정 절차 중에서 투자를 저해하는 절차에는 무엇이 있는 지에 대한 상세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가을에 가장 시급한 내용을 파악하고 연내에 규제 완화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