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올림픽 증후군까지…불면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2016-08-08 14:22
7일까지 열대야 15일간 지속, 올림픽 시청에 흥분하면 운동하는 몸상태...숙면에 방해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최근 섭씨 36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가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열대야에 잠 잘 시간을 놓친 사람들이 올림픽 시청에 몰리면서 아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남·29)는 8일 "요즘은 펄펄 끓는 무더운 날씨 탓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면서 "지난 6일 열린 올림픽 주요 경기까지 챙겨보느라 피로가 쌓여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여·35)는 "올 여름은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열대야와 리우 올림픽이 겹쳤다"면서 "더워서 잠 못 들고, 우리 선수들 응원하느라 밤 새우는 날이 늘어나면서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고전력수요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최고전력수요는 8370만㎾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여름철 최고 수치 8111만㎾는 물론 역대 최대전력수요인 지난 1월21일 8297만㎾를 웃돌았다.
이번 올림픽이 낮과 밤이 정반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는 점도 직장인들이 불면을 호소하는 이유다. 주요 경기는 보통 우리 시각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하면 평소 생체리듬이 깨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일명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전문의들은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다 심리적으로 흥분을하게 되면 마치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몸 상태가 돼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최대한 올림픽 경기 시청을 줄이고 커피나 홍차같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또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부천우리병원 김동주 원장은 "무더운 날씨에 늦은 시간까지 TV시청이 이어지면 잠을 자려는 의지와 다르게 이미 신체균형이 깨져 수면을 취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돼 각종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더욱 좋지 않으며 최대한 TV시청을 자제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