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국 5대 경제지표 둔화 가시화···리스크 대비책 마련 필요”

2016-08-07 11:00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의 5대 경제지표가 동시다발적인 둔화가 가시화 되고 있어 기업들은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 하다고 7일 밝혔다. 또한, 전경련은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중국경제의 이상 징후를 고려한 전략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결재은행(BIS)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70.8%로 2010년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는 신흥국 평균 104%와 주요 20개국(G20) 평균 92%보다 약 7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국 재정부가 올해 1월~5월까지의 중국 국유기업 경영상황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197%에 이른다.

전경련은 중국기업의 영업이익(EBITDA) 대비 부채비율은 약 4배로 아시아 3.4배, 동유럽 2.3배 등 여타 신흥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지속될 경우 한계기업 파산 우려가 증폭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5월까지 중국 역내 회사채 시장에서 총 22건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는데, 이는 작년 한해 총 건수와 동일한 수준이다. 전경련은 이러한 중국 기업부채의 위험은 금융시장 불안 야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성장에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4000억 위안, 부실채권 비중은 1.83%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부실채권의 급증 원인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시행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실물경기 둔화를 꼽았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 확대를 용인해 일부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떨치지 못하면 정부의 구제 금융으로 1조500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GDP의 15%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한 전경련은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주요은행의 2015년 순이익이 전년비 0.3~0.7% 증가하는데 그쳐 10년 만의 최악을 기록하는 등 은행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보았다.

2014년 중국의 식료품, 생활용품 등 일용소비재 판매액은 전년비 3.5% 증가했으나 판매량은 오히려 0.9% 감소했다. 전경련은 2014년 중국의 일용소비재 판매액 증가율은 5년만의 최저치이며, 판매량은 처음으로 감소해 향후 중국의 품목별 소비재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은 2000년 9.7%에서 2008년 21.6%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상반기 누계 10.6%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경련은 2014년 기준 중국의 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38%로 미국 68%, 일본 61% 등을 훨씬 밑도는 상황에서 이러한 소비의 둔화가 중국의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6월 누계 기준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감률은 9.0%로 2000년 이후 최저치이며, 민간의 고정자산투자 증감률은 2.8%로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경련은 민간 고정자산투자 둔화의 요인으로 공급과잉 및 시장수요의 감소와 기업의 투자의욕 저하 등을 꼽았다. 또한 중국 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투자가 주도하는 고속성장을 해왔으나, 민간 부문의 급격한 투자 위축 등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2010년 31.3%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2015년 처음으로 –2.7%로 감소한 이후, 2016년 상반기 누계 기준 –7.1% 감소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수출 경기 또한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감소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5월 누계 기준 중국의 대일본 수입액은 –5.5% 감소했으나, 대한국 수입액은 –11.2% 감소해 중국의 교역 위축은 일본보다 한국에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증국 경제의 경기 둔화세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금융 및 실물 부문에서의 하방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의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를 고려할 때 우리기업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중국발 리스크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