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아 리우올림픽] '환경·평화·다양성' 외친 리우올림픽 개막식…17일간의 대장정 팡파르[종합]

2016-08-06 13:07

리우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오른 지젤 번천. [사진=KBS 화면 캡쳐]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4년만에 찾아오는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120년만에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6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개회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총 207개 팀이 참석한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물론, UN 반기문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경기장을 가득 채운 10만여명의 관객과 세계인의 축제를 반겼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 발리치가 총연출을 맡은 이번 개회식 행사는 환경과 평화, 그리고 다양성을 테마로 관용 정신에 입각한 인류의 공존 등을 강조하며 약 4시간 가량 펼쳐졌다.

식전행사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있는 지구상 최후의 정원 브라질답게 ‘환경 보존’에 중점을 뒀다. 최근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 등으로 몸살을 앓는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로,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담았다.

은퇴한 브라질 출신 세계적 톱 모델 지젤 번천(36)이 마지막 런웨이로 브라질 마라카낭 스타디움으로 택했다. 그는 다니엘 조빙이 연주한 브라질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톰 조빙의곡 ‘이파네마 소녀’의 노래에 맞춰 화려하게 등장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고, 브라질 특유의 다양한 음악과 흥겨운 댄스 공연이 한데 어우러지며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기수 구본길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또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현재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 미칠 영향을 그래픽으로 꾸며 보여주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고, 선수들은 입장하면서 받은 초소형 화분에 씨앗을 심어 멋진 환경의 미래를 기약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개회식은 최근 브라질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예산이 4년전 런던올림픽 당시 4200만달러(약 460억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특수효과 없이 치러졌다. 비록 단촐하지만 전세계인에게 아날로그적이고 소박한 감동을 전했다.

식전행사가 끝난 뒤 포르투갈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나라 대표 선수단이 입장했다. 그리스 선수단이 사상 최초 여성 기수를 앞세워 110명이 맨 먼저 입장했고, 대한민국은 쿡 제도에 이어 52번째로 입장했다.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27)이 기수를 맡았고, 정몽규 선수단장을 비롯한 50여명의 선수단이 행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24개 종목, 선수 204명과 임원 129명 등 총 33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개회식을 참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북한은 156번째로 입장했으며, 난민팀(ROT)은 마지막 입장 선수단인 개최지 브라질의 바로 직전 206번째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감격적인 첫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난민팀이 입장할 때, 현장의 10만여 관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들을 반겼다.
 

6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개회식 현장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KBS 화면 캡쳐]


개회식장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뒤에는 리우올림픽 조직위원장 카를로스 누즈만이 개회 연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가 축하 연설을 했다. 특히 이날 연설과 함께 올림픽 사상 처음 시행되는 ‘월계관 상’ 수여식을 가져, 케냐 육상 선수 킵 케이노가 최초의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회 선언을 했고, 오스카 시미트, 조아킨 크루즈, 마르타 비에이라 등을 비롯한 브라질 영웅 8명이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 게양했다.

이어 올림픽 찬가를 제창한 뒤 선수 대표로 요트선수 호벨치 샤이트가 선수단 대표로 선서를 했으며, 마르치뉴 노브레 육상 심판이 심판 대표로 선서를 했다. 또 농구 코치 아드리아나 산투스가 코치들을 대표해 올림픽 선서에 나섰다.
 

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지막 성화주자로 나선 브라질 출신 마라토너 반델레이 데 리마가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후 올림픽 개회식의 꽃인 성화 점화가 이어졌다. 성화는 구스타보 쿠에르덴을 시작으로 올텐시아 마카리로 이어져, 2004년 아테네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 반델레이 코르데이로 데 리마가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낙점됐다.  리마는 아테네올림픽 당시 레이스 시작부터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다 골인까지 5km여 남긴 지점에서 갑자기 코스에 난입한 괴한의 습격을 받아 페이스를 잃고 3위로 밀려난 비운의 선수다.

한편 한국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하며 종합 순위 ‘톱10’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10-10’을 노리고 있다.

전통적 강세 종목인 양궁을 비롯해 태권도, 유도, 펜싱, 배드민턴, 사격 등에서 금메달을 노리며, 리우올림픽 대회 첫 금메달은 여자 사격 10m 공기 소총에서 나온다. 한국 시간으로 6일 밤 11시쯤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의 첫 금메달은 같은날 열리는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진종오가 금빛 사냥 시작을 위해 정조준했다. 더불어 이날 새벽,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김우진이 포함된 양궁 남자 단체전과 유도 남자 60kg급 김원진, 펜싱 여자 에페 신아람 등도 대회 첫날부터 금메달을 기대케 만든다.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선수단 입장에 앞서 자전거 탄 미녀 피켓걸과 화분을 들 소녀가 선수단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KBS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