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2분기 영업익 '뚝'... SK텔레콤과의 M&A 무산 탓

2016-08-03 17:43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과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CJ헬로비전이 기업경영활동에 차질을 빚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2분기 영업이익 240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2802억7500만원, 순이익 149억9700만원으로 각각 7.29%, 27.93% 줄었다.

CJ헬로비전 측은 M&A 과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투자,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등 기업경영활동에 차질을 빚어 가입자와 매출, 영업이익, 가입자당 매출액(ARPU) 등 모든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케이블TV, 인터넷, 인터넷 집전화,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00여 명, 5만여 명, 7만800여 명, 5만6000여 명 감소했다. 6월 말 기준으로 케이블TV 가입자는 409만명, 인터넷과 인터넷 집전화,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각각 83만명, 63만명, 82만명이다.

핵심 수익지표인 방송 ARPU 역시 7937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설투자(CAPEX)와 디지털 전환율도 정체 상태다. 올해 2분기 시설투자비는 361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2분기보다 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디지털방송 가입자는 258만명으로 지난 1분기와 동일한 63%의 디지털 전환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헬로모바일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LTE 가입자 비중은 6월 말 기준 43%이며 2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LTE 신규 가입자 3명 가운데 1명이 이용할 정도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인기도 높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0.3%에서 92.1%로 개선됐다.

하반기에 CJ헬로비전은 인수합병 추진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인프라 투자나 기술 개발(R&D), 스마트홈·사물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도 타당성을 검토한 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케이블TV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고려해 △유료방송 사업자간 구조적 경쟁력 차이 개선 △케이블방송의 지역성 강화 △혁신적인 알뜰폰 서비스 지속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 추진 등 유료방송업계 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남병수 CJ헬로비전 경영지원담당은 “인수합병 과정이 8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투자 정체, 영업 위축, 가입자 감소, 사업 다변화 기회 손실 등 기업 경영 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다”며 “최우선으로 내부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케이블TV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