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피터팬 증후군 유발 대기업 규제, 39개 법률·81건 달해”

2016-08-03 11: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7월말 현재 대기업 규제는 39개 법률에서 81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소제조기업(이하 A중소기업)이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 자산규모 1000억 원을 넘는 대기업(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게 되면, 10개 법률에서 18건의 규제를 즉각적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A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면 적용받는 규제는 △고용규모 확대에 따른 규제(13건)와 △자산기준에 따른 지배구조 규제(5건)의 두 가지다.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하면 고령자·장애인·안전 관리자에 대한 고용 의무가 발생하고, 직원 정년이 60세로 바뀌며, 매년 고용형태를 공시해야 한다. 자산규모가 1000억 원이 되면, 상근 감사 선임, 외부감사에 의한 회계감사, 지배주주 등의 주식소유현황 증권선물위원회 제출 등의 의무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도한 규제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중견 또는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주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3일 발표한 ‘대기업 규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대기업(중견기업 포함)이 받는 규제는 7월말 현재 39개 법률에서 81건이다. 공정거래법 9건(11.2%), 상법 8건(10.0%), 상생협력법·고령자고용법·조세특례제한법·산업안전보건법이 각각 6건(7.5%), 외부감사법 4건(5.0%), 판로지원법 3건(3.8%),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유통산업발전법이 각각 2건(2.6%) 등이었다. 한편 대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계열사는 별도로 30개 법률에서 63건의 규제를 추가적으로 받는다.

규제 담당 부처는 고용노동부가 22건(27.2%)으로 가장 많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9건(11.1%), 법무부 8건(9.9%) 등의 순이었다.

81개 규제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차별규제 58건(71.6%), 진입제한 14건(17.3%), 경제력집중규제 9건(11.1%)의 순이었다.

차별규제는 근로자 수 또는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일부 행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고용을 할당하는 차별규제는 △고령자고용법(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부동산 및 임대업)는 6% 이상의 고령자를 고용하도록 노력) △고용보험법(고령자 등 취업이 곤란한자를 고용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주는 제외) △외국인고용법(상시 300명 이상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의 임금 체불에 대비한 보증보험 가입) 등이 있다.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한 차별규제는 △법인세법(자기자본이 5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은 법인세와는 별도로 미환류소득에 대한 세금을 추가 납부) △상법(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3% 초과 주주는 의결권 제한) △조세특례제한법(대기업이 환경보전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액 공제율은 중소기업 공제율(7%)보다 낮은3%) 등이다.

진입제한은 대기업의 사업 영위를 제한하는 규제로 △판로지원법(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기존에 참여하고 있던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 대한 공공구매에 참여 금지) △수산업법(대기업과 그 계열기업은 일부 어업면허 허가 불가능) △소프트웨어산업법(국가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은 연매출액 8000억원 이상(미만) 대기업은 80억원(40억원) 이하의 사업 참여 불가) 등이 있다.

경제력집중규제는 공정거래법의 △지주회사의 주식소유를 제한하는 것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인 회사와 기업결합을 하는 경우 공정위에 신고하는 것 등이 있다.

대기업 규제가 도입된 시기는 18대 국회 22건(27.2%), 19대 국회 17건(21.0%), 17대 국회 14건(17.3%), 16대 국회 7건(8.6%) 순이다. 81개 규제중 39개(48.2%)가 경제민주화 논란이 있었던 18대·19대 국회에서 도입되었다.

이철행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 규제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