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태식 건설연 원장 "우주건설기술, 미래 먹거리"
2016-07-26 10:12
우주를 포함한 남극·북극·심해저 등 극한기술 선도자 돼야
지난 22일 금요일 오후 4시30분. 서울시 신청사에서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원장을 만났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인터뷰 장소와 시간을 변경하게 되자 그는 매우 미안한 마음이 앞섰는지 기자가 있는 곳까지 직접 오겠다고 했다. 시청 로비에서 처음 마주한 그는 생각보다 큰 키와 체구였다.
인터뷰 내내 그는 매우 편안하게 인터뷰 질문에 답을 이어갔다. 먼저 그에게 최근 미국아이오와 대학교와 토목연구 전분야의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에 대해 물었다. 그는 가래떡 이야기를 하며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우리나라 건설기술도 상당히 발전했다. 처음에는 선진국들이 기술을 팔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는데 같이 경험을 공유하고 나누자고 했다"면서 "기술을 받기만 하는 위치에서 이제는 기술을 공유하고 전파하기도 하기도 하면서 이제는 많은 국가들이 모델을 삼을 만큼 우리나라를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연구원은 세계 일류 연구원(World Class Institute)를 목표로 59개 세계 우수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면서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와 맺은 업무협약은 추후 한국건설기술이 미국으로 진출하는 데 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건설기술 수준이 전세계적으로 어느 위치냐?'고 물었더니 그는 "광복 이래 대한민국의 건설 역량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선두 그룹에는 포함돼 있다"면서 "다만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선도자)'가 돼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세계 건설기술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 기술을 제고해야 한다"며 "극한지 기술개발 등 블루오션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 우주개발을 꼽았다. 그는 "건설업은 내수시장의 한계와 경기 위축으로 돌파구는 해외뿐이란 인식이 일반화됐지만 지난해엔 해외수주애마저 급감해 급기야 어닝쇼크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건설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확장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우주개발이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우주개발을 우주를 포함한 남극·북극·심해저와 같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 개발을 위한 건설기술 확보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런 곳들을 개발하기 위해 우선은 우주에 도달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개발이 필요하지만 그 이후에는 그곳에서 영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 분야가 바로 극지건설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서의 먹거리 개발은 우리 건설인들의 몫"이라며 "이같은 극한환경에 대응하는 기술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전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인 우주건설, 극한지 건설 기술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건설시장을 선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다행히 우리는 이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 월면토 복제 기술에 이어 이를 활용한 콘크리트 기술을 이미 확보했는데 이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번째다"고 소개했다.
이 원장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선진 우주기술 보유국들은 2020년 전후로 달과 화성의 자원 탐사를 위한 무인탐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우주탐사협력그룹(ISECG) 소속 12개 우주국은 화성 유인탐사와 인간의 장기 거주를 우주개발 로드맵의 장기적 목표로 삼고있다. 유인탐사를 위해서는 인간과 장비를 달의 극한환경에서부터 보호할 구조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달의 현장 자원을 활용한 건설재료의 개발, 이러한 건설재료를 이용한 자동화 건설공법의 개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연구원은 건설재료, 건설공법, 토질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해 전문성을 갖췄고 이를 우주탐사에 적용하는 우주기지 건설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회자되는 '하이퍼루프'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테슬라모터스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진두지휘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우리 연구원의 강점이 잘 드러날 기회가 많다"면서 "하이퍼루프 열차는 시속 1200㎞라는 고성능을 발휘하면서도 고가선로상의 태양광설비로 에너지를 공급받고 순환시키며 기압을 낮게 유지하는데 연구원이 지닌 지반공학 기술·ICT·구조교량·슈퍼콘크리트 소재기술 등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나아갈 기획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