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은?

2016-07-18 09:48

김진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이 1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기업활력제고법을 비롯한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김진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은 스스로 "인생 대부분은 '공(公)'자가 들어가는 곳에서 보냈다"라고 말할 정도로 오랜 기간 금융당국과 공공기관에서 일해왔다.

1980년대 재무부를 시작으로, 현재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쳐 금융정보분석원과 통계청에서도 일했다.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기획·감독·통계분석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을 거쳐 상장사협으로 왔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김진규 부회장은 "통계청과 거래소에 부임할 때는 반발도 있었지만, 금새 적응했다"며 "사람 복이 많았던 편"이라고 말했다.

그가 있던 시기만 하더라도 거래소는 공공기관이었고, 상장사협이 '공'이 들어가지 않는 첫 직장인 셈이다.

김진규 부회장이 상장사협에서 일한 지는 채 3년이 되지 않았지만 사실 그가 이 조직과 인연을 맺은 것은 80년대 중후반이다.

그는 "재무부에서 증권발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시절 상장사협과 처음 만났다"고 회상했다. 정부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상장과 증자를 억제하는 식으로 공급·수요를 조절하는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한 것이다.

당시 상장사협이 상장사 의견을 모으고 자료를 모아 재무부에 가져오면 김진규 부회장은 이를 검토하고 정책이나 제도에 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2012년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부임하며 코스피를 관장하게 되면서 다시 상장사협의회와 협의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김진규 부회장은 "그때까지만해도 상장사 의견을 듣고 감독하는 입장이었다"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 설득하고 요청하는 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80도 바뀐 상황이 많은 교훈을 줬다고 얘기한다. 상장사 입장을 대변해야 하지만 감독과 규제업무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불법과 편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균형적인 시각을 지니게 됐다.

김진규 부회장은 "상장사 입장에서 보니 시장은 보다 더 치열하다"며 "제도 하나, 규제 하나에 기업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만큼, 상장사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을 흐리는 일부 기업에 엄격한 시각을 가지돼,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대다수 상장사는 더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