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외교수장, '선전형' 밀착행보?…회담 분위기 '화기애애'

2016-07-25 17:32
라오스, 北 리수용 경호에 '전기충격봉'까지…국내 취재진 강력 항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연례 외교장관 회의 계기에 2년만에 만난 북한과 중국의 외교수장은 친밀감 그 이상이었다.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25일 오전 성사된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회담이 시작되자 양밀착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먼저 NCC 1층 회담장에 도착한 왕이 부장은 직접 문밖으로 리용호 외무상을 마중나갔다.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북-중 양자회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왼쪽 두번째) 중국 왕이 외교부장(오른쪽 세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재진 앞에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한 뒤 리 외무상의 등에 손을 올리며 회담장 안으로 안내했다. 리 외무상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웃음을 머금었다.

왕 부장은 리 외무상에게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고, 리 외무상은 "(북·중 우호조약 55주년) 축전 보내주신 것 감사히 받았다"고 화답했다.

한 북측 관계자는 자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 대변인'으로 소개하며 회담 이후 즉석 브리핑을 자처하기도 했다.

통상 아세안 관련 회의 일정의 마지막 날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에 기자회견을 열던 패턴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북중은 제3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회담 첫머리를 공개, 친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선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회담장 안에서도 양 장관은 마주보고 악수를 한 뒤 덕담을 주고받았다.

한편, 이런 북중의 밀착 행보에 회담장 내 취재진의 관심도 집중됐으나, 라오스 현지 당국이 전기충격봉까지 동원한 '과잉경호'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회담장으로 향하는 리 외무상에게 한국 취재진이 몰려들며 "왜 자꾸 미사일을 쏩니까" "핵실험 또 합니까"라고 질문을 했으나 리 외무상은 묵묵부답이었다. 이 과정에서 제복을 입은 경비 관계자들이 전기충격봉을 흔들며 접근을 막았다.

이에 놀란 취재진은 라오스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우리 외교당국도 라오스 당국에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