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정당, 잇따른 테러로 다시 득세할까

2016-07-24 14:23
유럽 극우정당들, 브렉이트 이후 EU 통합 지지도 높아지며 주춤
최근 테러·총기난사 등으로 반이민 정서 다시 높아지는 추세

지난 2월 네덜란드에서 반이민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유럽에서 잇따른 총기난사, 대형 테러가 발생하면서 반이민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유럽의 파퓰리스트 정당들이 다시 득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영국의 EU 탈퇴 이후 하나의 유럽에 대한 지지도가 강화되면서 잠시 주춤했었다. 그러나 경제 부진, 난민자·이민자의 대거 유입, 파리와 독일에서의 테러 및 총기난사 등이 꼬리를 물면서 극우 정당들이 유권자들을 공포심을 이용해 향후 선거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당수는 니스 트럭 테러가 발생하자 올랑드의 중도좌파 사회당 정권이 국민들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또한 국민전선은 정부에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원리주의자의 "완전한 척결"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뮌헨의 총기난사가 벌어진 뒤 몇 시간 만에 독일 파퓰리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트위터에 “AfD를 지지하라! 올림피아 쇼핑센터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하고 뮌헨 주민들이 죽어나갔다”고 썼다가 잠시 뒤 삭제하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영국의 EU 탈퇴 투표 이후 유럽 국가에서 EU에 대한 지지도는 단기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EU에 대한 장기적 믿음은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유럽은 점점 내부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을 포함한 유럽 10개국 응답자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자국 내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이달 실시된 별도의 조사에서는 유럽 8개국에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난민 때문에 테러 위험이 커졌다고 답했으며, 5개국에서는 절대 다수가 난민이 일자리와 사회적 혜택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슬림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모든 나라에서 25%를 넘였다.

혹여 앞으로 추가적인 테러 공격이 계속해서 터질 경우 기존의 정치적 기득권층의 무능함이 부각되어 중도좌파 사회·중도우파 기독 성향의 정당들로 편성된 유럽 전역의 정치적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 

앞으로 1년 안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에서는 굵직한 국민투표와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오는 10월 초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대선이 치러지며 같은 달 마테오 렌치 총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개헌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또한 헝가리 역시 10월에 EU의 난민 분산수용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반이민, 반이슬람을 내건 네덜란드 극우정당 자유당(PVV)은 내년 3월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전선은 내년 치르는 대선에서 주류 후보자를 물리치고 5월의 2차 투표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한해 110만 명의 난민을 받은 독일에서는 AfD가 여론조사에서 14~15%의 지지율을 얻으며 여야 양당 구조에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총선은 내년 8~10월 사이에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