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업종대표주 실적발표에 쏠리는 눈

2016-07-20 11:1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으로 2분기 어닝시즌 막을 연 가운데 임박한 나머지 업종대표주 실적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업종대표주 역시 삼성전자처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다면 실적장세를 더욱 강화해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KT&G, LG화학,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S-Oil이 21일, 다음날에는 현대제철과 삼성전기, OCI, SK이노베이션, 호텔신라가 2분기 잠정실적을 내놓는다.

이미 7일 대장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예상치보다 최대 1조원 이상 많은 8조1000억원으로 발표했다. 외국인은 같은 날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 전날까지 2조447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 돈 가운데 삼성전자를 사는 데에만 약 19%를 썼다. 코스피는 18일 202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실적장세가 더욱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나머지 업종대표주 성적표가 중요하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차별화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삼성전자 독주체제 강화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나머지 종목 시가총액은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업종이나 종목별 실적에 따라 차별적인 자금유입 양상이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실적개선 기대감이 큰 업종으로 정보기술(IT)과 디스플레이, 에너지, 화학, 상업서비스, 생활용품, 은행, 유틸리티, 조선, 미디어를 꼽았다. 이익 전망이 최근 6주 동안 상향 조정된 업종에도 정보기술(IT) 및 에너지, 화학이 이름을 올렸다. IT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가 강세 흐름을 이끌고 있고, 정유 3사도 이익 전망치가 상승 추세다.

김진영 연구원은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종목별 비중확대 시기를 저울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다만 업종대표주 실적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 2분기에는 메르스 사태로 기업 실적이 안 좋았다"며 "올해 2분기는 이런 기저효과로 실적이 괜찮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적개선이 정상적인 성장에 따른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이미 실적 기대감이 반영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상화 센터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기저효과가 없는데도 기업 실적이 괜찮게 나오고 있다"며 "결국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