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미녀공심이' 종영…민아·남궁민, 판에 박힌 로코를 변주하다
2016-07-18 07:43
‘미녀 공심이’는 로맨스 코미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민아가 연기한 여자주인공 공심이는 부모의 열등 인자만 받고 태어나 ‘꾸역꾸역’ 살아가는 청년 백수다. 취업 스트레스로 정수리에 500원짜리 동전보다 큰 원형탈모증을 앓아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다닌다. 반면 부모의 우성 인자만 몰아받은 언니 공미(서효림 분)는 유명 로펌 변호사다.
못난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남자주인공(남궁민 분)은 뻔할 만큼 당연하게도 출생의 비밀을 재벌 2세다. 낮에는 무료 변론을 도맡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밤에는 대리 운전사로 일한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라도 사 먹기 위해서.
유구한 심상에 변주를 준 것은 정식으로 연기에 처음 데뷔한 민아와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 주연을 맡은 남궁민의 연기다. 민아는 캐릭터를 위해 트레이드마크인 아이라인을 지우고, 민얼굴에 가까운 화장과 촌스러운 가발까지 착용했다. 연기 경험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지상파 주연을 맡아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민아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쳤다. “스펀지처럼 가르쳐 주는 대로 빨아들인다”는 남궁민의 말처럼, 첫 회부터 취업도 못 해 서러운데 아르바이트를 하다 폭행까지 당하고, 이를 덮으려는 가족들 사이에서 “나도 내가 창피하다”며 펑펑 우는 공심이의 설움을 퍽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남궁민도 마찬가지. ‘리멤버-아들의 전쟁’(2016) ‘냄새를 보는 소녀’(2015) 등 연속해서 악랄한 캐릭터만 연기한 탓에 악역 전문 배우로 머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들을 때도 “내가 악역으로 정점을 찍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악역은 정말 제대로 해내겠다”고 말하곤 했던 그는 데뷔 18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쭈쭈바를 빨아대는 동네 한량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