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엔기념공원과 유엔군 참전의날

2016-07-15 09:29
임동기 국립대전현충원 관리과

[임동기 국립대전현충원 관리과 ]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우리나라 부산에 세계유일의 유엔기념공원(유엔군 묘지)이 있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11개국의 전사자 2300명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사실 또한 낯설게 생각할 것이다. 무엇 때문에 유엔군 묘지가 조성되었으며, 묘지에 묻힌 이들은 누구인가?

유엔기념공원은 한민족의 슬픈 역사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남침으로 대한민국의 이름이 지워질 위기의 순간, 유엔은 1950년 6월 28일 제2차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연합군 파병을 의결한다.

16개국에서 193만여 명의 장병이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을 떠나 낫선 이국 땅에서 3년간의 전쟁을 치르며 4만 896명이 전사하게 된다.

당시 유엔군 사령부는 전사자 매장을 위해 1951년 1월 부산에 묘지를 조성하고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등지에 가매장되어 있던 유엔군 전사자 유해를 안장하기 시작한다.

1951년부터 1954년까지 유엔기념공원에는 21개국 유엔군 전사자 1만1000여명의 유해가 안장됐다.

이후 벨기에, 콜롬비아, 그리스 등 7개국의 전사자 유해 전부와 그 외 국가의 전사자 유해 일부가 그들의 조국으로 이장됐다.

가장 많은 전사자가 발생한 미국은 전쟁 중 전사한 3만6492위의 유해는 본국으로 이장하고 휴전 후 한국에 주둔해 있던 미군 중에서 이곳에 안장되기를 희망한 36위의 유해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했다.

현재는 유엔기념공원에는 미국, 영국, 터키 등 11개국의 전사자 2300명의 용사가 잠들어 있으며, 많은 참전전우와 가족들이 먼 이국땅에 잠든 전우들을 보기 위해 부산 찾아와 추모하고 있다.

다가오는 27일은 판문점에서 6.25전쟁‘정전협정’선언을 한 역사적인 날이며, 우리정부에서 제정한‘유엔군 참전의 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지만 유엔참전국 21개국에서는 7.27일 정전협정일을‘한국전쟁 참전 기념일’로 지정해 희생장병과 참전군인의 명예를 고양하는 국가차원의 기념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우리도 지난 2013년 정전 60주년을 맞아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27일을‘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의 풍요와 평화로운 나날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국군장병과 참전 유엔군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룩된 것임을 가슴깊이 새기고, 다가오는 7월 27일에는 유엔군 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그분들의 가슴 먹먹한 희생정신과 가슴 아픈 사연을 공유하며, 오늘 그리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