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글로벌 증시 훈풍에 2000선 돌파

2016-07-13 15:51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글로벌 증시가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서 벗어나 랠리를 펼치면서 코스피도 한 달 남짓 만에 2000선을 되찾았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32포인트(0.72%) 상승한 2005.55를 기록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넘어선 것은 6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 다우와 나스닥은 전날 각각 0.66%와 0.69% 상승했고, 독일 증시도 1% 넘게 뛰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이날 0.8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오름세를 탔다.

코스피는 한때 2013.60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개인·기관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1990선까지 되밀리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매수세를 확대한 덕에 2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582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새 영국 총리로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 잔류파로 분류돼 온 메이 장관이 총리 자리에 오름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모처럼 1.32달러 선을 돌파했다. 

영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돈 풀기'에 나서고 있는 점도 호재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하는 바람에 우려됐던 신흥국 유동성 문제는 일본, 영국발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완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2000선 돌파 이후 늘어나는 차익실현 매물은 부담스럽다. 기관은 이날만 381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원 내린 1146.4원을 기록했다. 위험자산 선호심리로 역외시장에서 환율 하락폭이 더 컸지만, 14일로 잡힌 한은 금통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낙폭이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우리 외환당국도 단기 환율 급변동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단 1140원대를 기점으로 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