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부총재직 상실 "수주에 중·장기적 영향 있을 것"

2016-07-13 15:11
정부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

AIIB 본부 전경.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 상실이 관련 사업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선 정부와 업계 모두 공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AIIB는 출범한지 오래지 않은 시작 단계로 지난달 4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며 "부총재직을 상실한 건 물론 아쉽지만 수주와의 인과 관계를 찾기는 어렵다"고 13일 말했다.

AIIB는 지난 8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재무담당 부총재(Vice President-Finance) 후보자 공개 채용을 알렸다. 또 홍기택 부총재가 맡아온 최고리스크책임자(CFO) 직위는 국장급으로 격하시켰다.

이에 따라 향후 각종 인프라 사업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AIIB는 SK건설과 한국도로공사 컨소시엄이 연내 수주를 목표로 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외곽순환도로 건설 사업에 7500만달러(한화 약 866억원)를 융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여러 프로젝트 가운데 SK건설이 주관하는 사업에 AIIB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부총채 유무에 따라 사업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IIB는 올해 1월 총 자본금 1000억달러(예정) 규모로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이 중 약 3.8%의 지분 출자를 약정한 상태다. 자본금은 분야별로 교통인프라 35%, 수자원 관련 시설 25%, 플랜트.통신 등 40%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AIIB는 차관사업과 투자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차관사업인데다, 이 경우 발주 국가가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참여 기업을 선정하기 때문에 수주 피해는 없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물론 수주 단가 등의 측면에서 중국·일본 기업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국제기구에서 일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가 많아 관련 채용 공고가 나오면 정기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며 "AIIB와는 지난 4월 세미나를 개최한 것과 같은 형태로 계속 관계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에 대해 건설업계도 정부와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 네트워크의 단절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며 "다만 AIIB는 아직 조직을 구성하는 단계로 투자가 본격화하지 않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부총재가 없으면 자금을 얼마나 투입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업계의 경우 공정과 수익성, 규모 등을 따져 AIIB가 승인한 사업들에 참여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