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LG 러브콜 승낙’, 허프 “한국 좋아 잠실 좋아”
2016-07-13 09:18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32)가 지난 12일 잠실구장을 처음 방문한 뒤 반가운 첫 인상을 전했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은 허프는 “한국이 처음인데 첫 인상이 너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허프는 스캇 코프랜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다. 지난 10일 입국해 시차적응에 들어갔다. 이날 허프는 불펜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15개의 공을 던졌다.
허프는 키 186㎝, 체중 88㎏의 좌완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120경기에 출전해 25승30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도 11시즌을 활약한 베테랑.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선발 등판(126경기)해 55승(32패)을 올렸고, 9이닝당 7.1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볼넷은 2.2개만 허용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수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최근 LG가 영입한 투수 가운데 으뜸이다. LG는 허프 영입에 공을 들였다. 무려 5년간.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허프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러브콜을 꾸준히 보낸 투수라고. 하지만 허프의 거부로 무산됐다.
허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2경기에 나서 던지긴 했으나 기회가 줄어들었다. 지금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에 ‘OK’ 하게 됐다”며 KBO리그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허프는 지난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J.D. 마틴으로부터 KBO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허프는 “한국은 스트라이크존이 미국보다 좁다고 들었다”며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던져 타자가 공격적으로 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허프의 강점 역시 제구력이다. 평균 146㎞의 포심 패스트볼에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있다. 허프는 “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투수”라며 “상황에 따라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 등 구종 변화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겠다”고 자신했다.
허프는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들과도 인연이 많았다. 현재 팀 동료인 루이스 히메네스와는 트리플A에서 상대 팀으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고,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와도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또 한화 윌린 로사리오와도 상대한 경험이 있다.
허프는 “내가 온 이유는 승리,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다. 일단 적응이 먼저다. 등판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에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프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몸을 만들며 적응을 마친 뒤 후반기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전반기에는 몸이 안 될 것 같아 불펜 등판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