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2일 증권사의 법인 지급 결제 업무가 조속히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내 증권사들의 M&A(인수합병) 중개업이 확대되고 IPO(기업공개)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의 법인 지급 결제 허용안을 이미 9년 전에 통과하고 3000억원의 지급결제망 진입 비용도 냈지만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증권사 입장에선 주주들에 대한 법적 책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서라도 빨리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저축은행에는 법인 지금결제를 허용하면서 증권사는 은행 업권 침해 논리로 막아놓고 있다"며 "증권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기도 하지만 증권사 뿐만 아니라 고객 편의를 위해서도 빨리 허용돼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된 대형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은 자기자본비율만 적정하면 어떤 용도로 쓰는지 정부에서 간섭을 하지 않는다"며 "증권의 경우 기업신용공여, 일반신용공여, ELS(주가연계증권) 발행 등 업무적으로 규제가 들어와 있어서 증권업 선진화 방안에서 이 부분을 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을 합리화하면서 NCR(영업용순자본비율)과 레버리지 규제를 아울러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 M&A(인수합병) 중개업에 활발히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상반기 국내 M&A 딜이 총 47건이 있었는데 국내 증권사 주관은 3개에 불과하다"며 "골드만삭스, 시티뱅크, 모간스탠리, 삼정회계법인이 시장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상장법인의 M&A는 국가적 관심사이기 때문에 정부도 제도적 정비를 해줘야하고 증권업권도 M&A를 방치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IPO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증권신고서를 낼때 IPO 가격을 어떤 근거로 산출했는지 자세하게 적어야 한다"며 "이러한 부분은 기업평가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동종 회사와 비교해 PER 등을 계산하는 방식도 외국에선 전무하다"고 말했다. "공모주 비율까지 세세하게 해놔서 불편한 옷을 입으면 좋은 기업이 IPO에 못 나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IPO의 정형화된 틀을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