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의 사드배치결정을 두고 중국의 전문가들은 거센 격분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중국의 매체들은 다양한 인사들의 평론기사와 인터뷰, 사설 등을 통해 사드배치결정을 한 우리나라와 미국을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결국은 미국이 한반도 사드배치를 결정했으며, 한국은 수동적으로 미국을 따랐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논조를 펴고 있다.

인줘(尹卓) 예비역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장은 "사드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 봉사하는 무기체계로, 북한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며 "사드로 인해 유사시 한국은 자동적으로 전쟁에 휘말려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한국은 중국의 첫번째 폭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시스템을 통해 한국의 정보, 통신, 지휘 정찰 등의 시스템은 완전히 미국에 포함되어,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에 편입될 것이며, 이는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미사일에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인 소장은 또 "사드배치는 한반도 긴장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으며,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렸다"고 평가했다.

봉황망의 시사평론가인 주원후이(朱文暉)는 "남중국해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을 앞둔 시기에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것은 중국입장에서 보면 한국으로부터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라고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주원후이는 "한국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미국을 위한 장기판의 말이 됐다"라며 "이에 대해 중국인들의 배신감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외교관인 옌징(延静)은 "중국인들은 박근혜대통령이 처한 정치적으로 피동적인 입장을 이해하지만, 사드배치는 눈부신 발전을 거둬원 한중관계에 엄중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시진핑(習近平)주석을 비롯해 수많은 지도자들이 반복적으로 한국에 사드배치에 있어서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지만, 한국은 결국 사드를 배치하고 말았다"며 "후회막급할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둔추(李敦球) 저장(浙江)대학 한국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말로만 항의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을 실제로 아프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중국은 정치, 경제, 무역, 관광, 문화, 군사, 외교 등 여러 영역에서 한국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용한 수단은 너무도 많다"며 한국에 대한 압박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북중관계를 하루속히 복원시켜야 한다"며 "북한의 발전노선을 존중하고, 북한의 경제개발과 대외개방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에 중국의 동북아 영향력이 적어졌으니 북한을 통해 역내 영향력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

한편 환구시보의 인터넷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사드를 배치하는 한국을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재 지지' 입장을 표명한 누리꾼들은 "전면적 제재가 필요하다" "(한국이) 한쪽으로는 중국을 이용해 돈을 벌고, 다른 한쪽으로는 칼을 들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지난 8일 사설에서 관련된 한국의 정부기관과 기업, 정치인을 제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