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사드는 한반도 방어 넘어서, 한미 신중하라"
2016-07-10 13:41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9일 한미 양국이 미국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결정한 데 대해 강한 톤으로 반발했다.
스리랑카 콜롬보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사드 배치는 반도(한반도)의 방어 수요를 훨씬 초월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그 어떤 변명도 공허하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10일 전했다.
또 중국이 "(사드배치) 배후의 진정한 의도"를 의심하는 것은 완전히 일리가 있는 것이며 "우리는 미국이 다른 국가의 불안전을 발판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지 말고, 이른바 안전 위협을 구실로 다른 국가의 정당한 안전이익을 위협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우리는 한국 친구들이 사드 배치가 진정으로 한국의 안전, 반도의 평화안정 실현, 반도의 핵문제 해결에 유리하고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을 향해 "신중히 행동하고 큰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된다"고 경고도 날렸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사드'배치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중국 국방부도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입장을 발표했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저녁 담화를 통해 한미 양국의 관련 행위를 긴밀하고 주시하고 있다"며 "자국의 전략적 안전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계획상의 배치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민일보는 9일자 사설에서 한미 양국이 중국을 포함한 관련국가의 명확한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사드 배치를 선포했다며 비난했다. 신문은 또 사드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이며 "제3국을 지향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이 밝혔지만 이는 믿을 수 없으며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이러한 위험성을 감안해 2주 전 공동성명을 통해 강력한 반대를 표명한 적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러시아에서도 '사드' 배치 발표이후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계획상의 배치 등이 포함된 발언이 나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극동지역에 사정거리가 한국내 미군 사드기지에까지 이르는 미사일부대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부부장이 전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사드 배치에 항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