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M&A 불허’ 희비 교차불구, ‘후속대책’vs '신중모드‘

2016-07-05 15:23
SKT측- ‘최악심사’ 비판, 심사결과 면밀히 검토해 대책세운다 ‘끝 아니다’ 시사
반SKT세력- 오히려 잠잠, 최종결과시까지 ‘긴장 끈 놓지 않는다’ 신중모드 돌입
유료방송업계- 돌파구 잃었다, 완전 좌절 “생존위한 전폭적인 규제완화 지원요구”

[각사]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불허’로 밝혀지면서 방송통신 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M&A 당사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충격’과 ‘최악심사’라는 공식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반면, 이를 반대해 오던 반SKT 세력은 ‘표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겠다는 각오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M&A를 살길로 보고 있던 케이블TV업계는 다시금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5일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4일 M&A 심사보고서를 SK에 통보한 이후 하루가 지난 이날 ‘불허한다’는 결과의 내용을 밝히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즉각 입장 발표를 통해 대책마련에 돌입했고, 반SKT 세력은 조용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신중모드로 바뀌었다.

심사결과가 통보됐다는 얘기가 나왔을 4일 오후에만 해도 ‘조건부 승인’이 유력해 보였으나, SKT가 보고서 내용을 비공개하면서부터, 이날 늦은 오후 ‘엄격한 조건이 붙어 합병이 어려울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왔다.

이어 5일 오전 공정위가 ‘합병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는 불허의 내용이 퍼졌고, 이날 오후 공정위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내용이 명확이 밝혀지자, 그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SK텔레콤은 이제야 입을 열었다. SK텔레콤 측은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됐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항의하는 듯한 모습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충격적이다.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여러 가지 후속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SK텔레콤보다 더 절박한 CJ헬로비전 측 또한 즉각 입장 발표를 통해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라고 비난했다.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환영의 뜻을 내비칠 것으로 보였던 반SKT 세력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제 공정위 1차 심사만 완료된 상황으로, 미래부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 심사결과에 대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반SKT세력의 한 업체 관계자는 “초지일관 불허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아직 공정위의 전원회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은 최종 결정이 난 후 밝히겠다”고 오히려 말을 아꼈다.

M&A저지 세력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내놓은 입장에 대해 코멘트할 생각이 없다”며 “불허를 계속 외쳐왔던 만큼, 최종결과가 나올때 까지 기다리겠다”고만 말했다.

케이블TV업계 쪽은 완전 좌절 분위기다. ‘M&A’를 살 길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정부가 정한 방송법에선 M&A를 통해 사업을 키우자는게 목적이었다. 그런데 공정위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의 유료방송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유료방송 관계자는 “자구적인 구조개편 추진이 어려워 경쟁력 확보 방안 요원하게 됐다”며 “이제 지역방송 사업자인 케이블TV 생존을 위한 전폭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불허’라고 결론을 냈다고 해도, 마지막 최종 결과는 미래부 장관이 하는 만큼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향후 심사 일정은 SK텔레콤이 2주내 심사결과 보고서를 검토한 후 이의신청을 하고, 20일경 공정위가 전원회의를 거쳐 1차 심사를 완료하게 된다. 이어 그 결과를 토대로 미래부와 방통위가 심사를 거쳐, 미래부 장관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