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는 우버보다 그랩
2016-07-05 11:24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4일 그랩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서 우버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랩은 우버에 비해 서비스 가능 지역을 폭넓게 제공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동남아 차량 공유 시장은 미국 인구 두 배인 6억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으로 작년 25억 달러 규모였으나 2025년까지 5배 이상 성장해 131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에는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보유한 사람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랩은 처음 이용자들과 운전자 모두에게 현금 결제를 제공했다. 또한 호치민과 자카르타 등에서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도 시작했다. 우버도 뒤늦게 오토바이 택시에 뛰어들었다.
그랩은 동남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물품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주소나 길이 정확하지 않아 물건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일일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버도 배달 서비스가 있지만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출범 4년 만에 그랩은 16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고 직원은 1,600명까지 늘었다. 현재 동남아 6개국 3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의 두 배 수준이다.
그렇더라도 그랩은 우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버의 시장 가치는 680억 달러로 그랩과는 사실상 경쟁이 되지 않는다. 보유 자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랩도 든든한 아군을 확보하고 있다. 그랩은 작년 미국 헤지펀드인 코아슈 매니지먼트와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콰이디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디디콰이디, 인도의 ANI테크놀로지가 포함된 우버 라이벌 연합에 합류했다. 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어플 이용자들이 연합사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랩의 공동 창업자인 말레이시아 출신 34세 안소니 탄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결제 등 차량 공유 이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어플 관련 정보 제공업체에 따르면 그랩의 어플 다운로드 수가 올해 1분기 우버를 뛰어넘었다. 그랩은 또한 월간 액티브 이용자 수에서도 우버를 넘어섰다.
베인앤컴퍼니의 플로리안 호프 컨설턴트는 동남아라는 지역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현지 업체인 그랩이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분명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욱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동남아 지역은 여전히 인터넷 접속 환경이 제한적이라 어플 이용에 한계가 있는 등 기술적인 장애물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