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라마단…커지는 IS의 야망

2016-07-04 14:35
'늑대떼의 공격' 개인 아닌 조직적 추종세력 테러
"영토 줄어도 세계적인 영향력은 확산" 우려 고조

이라크 여성들이 3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상업지구 카라다의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며 애태우고 있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가 이슬람의 성스러운 달인 라마단이 피로 물들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 테러에 이어 3일 새벽에 발생한 이라크 바그다드의 테러의 사망자가 최대 143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테러는 라마단 종료일인 7월 4일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를 앞두고 많은 이들의 장을 보러나온 상업지구에서 일어났다. 

◆ 한주간 대형 테러 3건 …"외로운 늑대 아닌 늑대떼" 

최근 IS의 연이은 테러 공격에 전세계적으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스탄불 공항, 1일 방글라데시 다카, 그리고 3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까지 일주일 간 3건이 발생했다. 최근의 사건은 개개인 추종자들이 벌인 일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계획된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슬람 국가의 추종자들 개개인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팀을 꾸려서 계획된 테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전직 CIA 대테러 담당자였던 부르스 리델은 "이번 이스탄불과 다카의 테러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외로운 늑대들이 일으킨 공격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델은 "이는 잘 조직된 테러팀의 공격이며, 나는 그것을 '늑대떼의 공격'이라고 부르고 싶다"면서 "이같은 형태의 IS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1일 (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발생한 테러 부상자가 시민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사진=AP=연합 ]


◆ 성스러운 달의 전쟁… "IS 영토 줄어도 존재감 커져" 

 라마단 시기 동안의 테러는 이미 예고된 바였다. IS 선동가들은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말에 라마단 기간에 테러할 것을 부추긴 바 있다. 

아부 무하메드 IS 대변인은 당시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라마단 기간 중에서 서구에서 테러를 일으키자"면서 "지하디스트들이 행동해야 하며, 라마단 기간에 순교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 경제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와 연계세력들, 그리고 IS가 라마단을 분수령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들은 전세계 지지자들을 선동해서 테러에 가담하는 계기로 라마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라마단 시기에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테러를 일으키면서 다시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IS의 국제 테러는 극악무도하며 상황에 맞추는 적응력이 강하다"면서 "그들은 영토를 많이 잃었지만, 동시에 국제 사회에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S는 당초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인 '칼리프 국가'를 선포하고 중동 지역에서의 세력 확장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중동을 넘어서는 야망을 키우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또 IS의 영문잡지에서는 이탈리아 로마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도 한때 이슬람 제국이었다면서 이곳을 정복해야 한다는 계획을 싣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