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장관, 법인세율 15% 이하로 인하 시사
2016-07-04 07:43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에 투자를 주저하는 기업들을 달래기 위해 법인세를 15%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3일 보도했다.
앞서 EU 잔류 캠페인을 벌였던 오스본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며, 이제는 미래에 집중하고 상황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영국은 현재 법인세율을 20%로 적용하고 있는데, 2017년 4월에 19%로, 2020년에는 17%로 낮출 예정이었다.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전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300억파운드(약 50조원)의 재정 손실이 생겨 세금을 올리거나 예산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던 자신의 주장과 반대 행보다.
블룸버그는 오스본 장관의 법인세 인하 발언은 EU 탈퇴로 영국이 맞닥뜨린 리스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파운드는 11% 내려앉았고 다른 EU 국가들은 런던으로부터 금융허브 지위를 빼앗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또한 영국 정계는 차기 총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쌓여있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브렉시트로 인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영국이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FT는 영국이 법인세율을 가파르게 인하해 아일랜드의 12.5% 수준까지 내릴 수 있으며 이 경우 경쟁적 법인세율 인하를 우려하는 EU 국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이터에 따르면 OECD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법인세율 인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렵지만 이런 식의 정책은 영국을 조세 피난처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오스본 장관은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중국 투자를 유치하고, 은행 대출을 지원하고, 북부 지방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영국의 재정 신뢰도를 유지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오스본 장관은 영국이 새로운 무역 협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스본 장관은 차기 보수당 대표로 지지하는 이는 아직 없다고 밝히며 누가 카메론 총리의 후임자가 되건 EU 시장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이 경우 이민자 제한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본 장관은 FT에 영국이 무척 힘든 시기에 처했다며 영란은행이 경제의 신용경색을 피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에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올 여름 통화부양책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