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유영철 첫 체포당시 살인목록 적더니 "다 밝히면 특진할 것"

2016-07-04 00:00

[사진=SBS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에 대해 다뤄졌다.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당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장이었던 강대원씨는 "새벽 5시에 전화가 와서 '대장님,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지구대에 잡아놨는데 현재까지는 나온 건 없다. 그러니 한 번 와 보시면 좋겠다'해서 급히 가게 됐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유영철을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린 강대원씨는 "전과는 14번이었고, 출소한 지는 불과 1년 밖에 안 됐다. 소지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갑을 꺼내놓더라. (가짜 경찰신분증에는) 18K인 쇠줄이 달려있어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니 황학동에서 천원 주고 샀다고 했다. 거기서 꼬투리가 잡혔다"고 말했다. 해당 쇠줄은 유영철이 살해한 여성의 팔찌였던 것.

강대원씨는 "애인으로부터 받았다고 했으면 문제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랬더니 유영철이 3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 쭉 쓰더라. 사람 죽인 것만 썼다. 심지어 우리 전체 있는 직원들한테 내가 이거 다 밝히면 여기 있는 모든 형사들 다 특진한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영철이 작성한 해당 목록에는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서 일어난 60대 여성 살인사건도 언급됐었다. 하지만 돌연 유영철은 자신이 이 여성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범행 현장이었던 건물 구조는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유영철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주장했으나, 제작진이 조사한 결과 구조에 대해 언급한 기사는 없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다른 일반 범죄라고 하고 그 정도의 증거라면 한 번 기소해볼 만도 한데 살인사건이라는 것은 극단적인 형이 내려지는 사건이라 일반적인 사건에 비해 증거의 양과 증거의 질을 한 단계 높게 요구를 한다"며 원남동 사건은 검찰 기소 목록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영철과 끝까지 심리전을 펼쳤다는 강대원씨는 "'어떻게든 밝혀내야겠다 그러니 네가 나한테 얘기해줘라'라고 말하니 '대장님 어차피 송치되고 검찰에 가서 두 세건 불어줘야 검찰에서도 공과 올린다고 저한테 잘해줄 거 아닙니까. 나 지금 바로 죽기 싫습니다 그러더라. 여죄를 밝혀주면 재판관이 (사형) 또 연기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제가 한 2,3년 더 살지 않겠습니까. 바로 죽기 싫다'고 말했다"고 말해 소름돋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