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밀폐공간내부 작업 시 질식 사고 주의!

2016-06-30 17:15

[사진=강상훈 부장]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직업건강부장 강상훈

이달 초 제지공장 원료탱크 내부에서 물 호스를 사용해 청소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잔류 슬러리에서 발생한 황화수소에 중독돼 사망하고, 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작업자도 1명은 사망하고 1명은 부상당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아르곤 가스로 치환된 배관의 백비드(Back bead)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배관내로 들어갔던 근로자가 산소결핍으로 사망한 사고도 발생했다.

특히 하절기 및 사업장의 휴가철에는 하수처리장내 슬러지 제거작업이나 펌프 교체작업, 물 탱크 청소작업 및 상하수도 맨홀내 작업이 집중됨에 따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다. 최근 5년간 밀폐공간내에서의 질식재해 통계를 보면 177명이 사고를 당했으며 이중 92명의 근로자가 안타깝게 사망해 재해자의 약 52%가 죽을 정도로 사망 가능성이 높은 재해다.

[사진=최근 5년간 질식재해 발생현황(2011년∼2015년) ]


그림 최근 5년간 질식재해 발생현황(2011년∼2015년)
“산소결핍”이란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미만인 상태를 말하고, "밀폐공간"이란 환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유기물의 부패 공간, 불활성가스 치환작업, 유해가스 누출 위험장소로서 우물, 수직갱, 터널, 맨홀, 저장탱크, 정화조, 침전조, 집수조, 반응기, 집진설비 등의 내부를 말한다.

밀폐공간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는 원인으로는 물질의 산화작용, 미생물의 호흡작용, 치환용 가스의 사용 그리고 유해가스의 누출에 의하여 산소 결핍 환경의 발생 등이 있다.

우선 정화조, 저장용 탱크 등의 내부에서는 탱크 소재 자체가 산화(부식)되어 공기 중의 산소를 소모하여 작업공간의 산소가 결핍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둘째, 맨홀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호흡작용을 통하여 산소를 소모하는데 섭씨 30도에서는 사람에 의한 산소 소모량보다 무려 수십 배부터 최고 6,000배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셋째, 화재·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질소나 아르곤 가스 등 불활성가스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설비 내부의 산소 분압이 떨어져 질식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사고는 화학반응기 취급이나 아르곤용접 등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스 배관이 연결되어 있는 공간에서 작업시 가스차단을 완전하게 하지 못할 경우 유해가스가 작업공간으로 누출되어 산소결핍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한 맨홀, 저장통 등의 내부에 있는 유기물은 위에서 언급한 산소 소모 뿐만 아니라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메탄 등의 유해가스를 발생시키는데 특히 오폐수처리시설 및 음식물 수거시설, 케이블 맨홀 등에서 작업시 황화수소 가스에 의한 사망재해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공기 중 산소는 인간의 생명력을 유지해 주는 매개체이며 인간은 산소 없는 공간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산소 존재 필요성을 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밀폐공간에서 질식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대하여 조사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밀폐공간에서 실제 작업하는 근로자는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청소 및 유지·보수작업에 따른 많은 작업을 도급을 주고 있어, 수급(하청)사업장의 근로자는 밀폐공간내의 작업에 대해 유해·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습관대로 작업하다 사고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실제 밀폐공간내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나 작업반장을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교육 이수증을 발급하는 “밀폐공간 작업자 안전교육 이수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에서는 지난 5월중 작업 근로자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밀폐공간작업에서의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밀폐공간 작업장소 여부에 대한 정확한 구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산소농도 및 유해가스 농도를 반드시 측정하여야 한다. 법적으로 지정된 장소 여부를 떠나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일 경우에는 밀폐공간으로 간주하고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밀폐공간 보건작업 프로그램” 이라는 표준 안전보건작업 매뉴얼을 수립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해당 사업장의 밀폐공간에 해당되는 장소 지정, 사전 안전․보건교육 실시, 출입할 공간내 산소농도 등 측정을 통하여 적정공기 여부 확인 절차, 부적정 공기인 경우에는 환기 실시나 송기마스크 등 호흡용보호구 착용 조치, 출입금지 표지판 설치 및 안전장비 구비, 만약에 있을 사고에 대비한 대피용 및 구조용 장구 비치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작업지휘자 지정, 외부와 연락체계 구축과 함께 사고 시의 긴급 구조훈련계획도 반드시 포함하여 6개월에 1회 이상 훈련을 실시하고 기록을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밀폐공간 내부 출입하는 수급사업체를 포함한 사전 “밀폐공간 작업허가” 절차도 포함되어야 한다.
많은 질식재해가 도급을 받은 수급사업체에서 발생하고 있어 도급 사업주의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을 도급하는 사업주는 수급사업체에 질식재해 우려 등 안전보건 정보제공, 안전·보건 순회점검 등 안전·보건관리,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보건교육에 관한 지도와 지원,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에서는 밀폐공간내 작업 근로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밀폐공간 작업자 안전교육 이수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밀폐공간을 보유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무료 기술지원 및 방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산소측정기, 유해가스농도측정기, 이동식 환기설비 및 공기호흡기 등을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