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6일’ 세월호 참사, 의혹은 산더미…특조위는 사실상 강제종료 위기
2016-06-29 15:47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30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정부·여당이 못 박은 특조위의 활동 기간은 이날까지다. 양측은 세월호 참사(2014년 4월13일) 발생 806일째를 맞은 29일까지 활동 기간을 둘러싼 해석 싸움으로 특조위의 ‘자력 조사’ 여부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조위 강제 종료를 막을 수 있는 키를 쥔 야당도 강경모드로 일관할 뿐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야 3당이 특조위 활동시한 연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국회선진화법 탓에 단독 강행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지막 카드인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조위 3대 쟁점 하반기 정국 달군다
이 중 핵심은 활동 기간 연장이다. 세월호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 활동 기간은 최장 1년6개월이다. 특별법 시행일은 지난해 1월1일이다. 정부여당 주장대로 법 시행일부터 산정하면, 특조위는 30일 활동 기간이 종료된다.
정부는 특조위 예산을 6월30일까지만 배정한 상태로, 이후 20%가량의 인원 감축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종합보고서 및 백서 작성 기간 3개월은 보장한다.
새누리당은 ‘특조위 임기가 부칙에 (1월1일로) 명시됐다’는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당은 일관된 입장”이라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한국 사회의 적폐인 세월호를 둘러싼 평행선은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의장 직권상정도 현실성↓…참사 의혹 여전
위원회의 자력 조사 가능 여부도 쟁점거리다. 특조위는 파견 공무원 등 일부만 제외하고 자력으로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이 ‘0원’인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적인 결과물을 도출할지 미지수다.
실제 특조위는 활동 기간 사흘 전인 지난 27일에서야 전체회의를 열고 세월호가 참사 당일 2215t의 적재량을 실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단 한 건의 보고서를 작성한 특조위는 하반기 예산 104억(선체 인양비 23억 포함)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특조위가 천명한 세월호 특검 요청안도 하반기 정국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19대 국회 때도 관련 안이 제출됐지만, 여야 간 극렬한 대립 속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 수순을 밟았다. 법사위원장의 공수가 변경(19대 야당→20대 여당)된 것도 특조위와 야권에는 부담이다.
야권 내부에서는 정 의장의 직권상정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부결하면,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상임위 내 안건조정위에 특별법을 회부할 경우 ‘법안 부결 후 직권상정’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여기에 정 의장 측도 직권상정 카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비롯해 엇갈리는 해양경찰(해경) 진술과 구조 실패 책임자, 누락된 119 녹취록 등의 의문점은 20대 국회 내내 화약고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