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 22~24일 일본 동경에서 열린 2016년 어기 관련 한·일 어업협상이 불발되면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일본 EEZ에서 우리 어선이 조업을 하게되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에 재협상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일본이 얼마나 요구사항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번 어업협상 제2차 소위원회에서 양국 어선 입어규모와 조업조건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의에는 최완현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과 아사카와 쿄오꼬 일본 수산청 자원관리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2016년 어기(2016년 7월 1∼2017년 6월 30일) 양국 입어 척수와 총 어획할당량 ▲우리 연승어선 조업조건 완화와 일본 선망어선 조업조건 강화 등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번 협상에서 해수부는 연승어선 조업조건을 완화하는 한편, 채산성 있는 조업이 되도록 갈치 할당량 증대(2150→5000톤)를 요구했다.

또 이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역 내 일본 선망어선 고등어 할당량을 축소하고 조업 금지수역을 신설하는 등 조업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일본은 자국 수역 내 우리 어선 일부 위반조업, 조업 마찰 및 자국 수산자원량 감소 등을 이유로 우리 연승어선 입어척수를 현재 206척의 35% 수준인 73척으로 제한하겠다고 맞섰다.

협상이 타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해 조업구역으로 지정된 일본 베타적 경제수역은 다음달부터 불법조업으로 규정돼 일본 단속선이 무허가 나포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선망어선과 연승어선은 일본 EEZ 내 대마도 주변 어장과 동중국해 주변 어장 등에서 고등어와 갈치를 주로 어획하고 있다. 어기협상 불발로 이들 어선 조업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수부는 우리어선이 일본 단속선에 나포되지 않도록 비상대책반을 운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본 EEZ 인근에 어업지도선을 추가 배치하고, 수협 어업정보통신국은 30일 자정까지 일본 수역 내 우리어선이 우리 수역으로 이동하도록 어업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연승어선은 여러 개 낚시를 매달은 낙시줄(연승, 주낙)을 얼레에 감아 물살을 따라서 감기와 풀기를 반복하여 고기를 잡는 배다.

선망어선은 긴 사각형 그물로 어군을 둘러싼 후 그물 아랫자락을 죄어서 대상물을 잡는 배다. 주로 고등어나 참치 등을 잡을 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