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상장사 인수·합병 "겁난다", 이틀새 10곳 중단
2016-06-28 14:51
중국 국내외 금융시장 악화, 당국 우회상장 등 단속 역량 강화가 배경
시짱관광 라카라 인수도 철회, 올해만 39곳 상장사 합병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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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중국 국내 시장도 활기를 잃으면서 중국 상장사의 합병 행보도 주춤하고 있다.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지난 24일과 25일 단 이틀 사이 합병을 추진하던 상장사 10곳이 인수를 철회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자본유출 등을 우려한 증권 당국이 관리·감독 역량을 강화한 것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합병을 포기한 10개 기업 중 4곳은 인터넷 금융, 게임 등 IT 업체를 인수하려 했고 인수자금의 펀드 조달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돼 기업부채를 줄이고 IT 업계를 보호하려는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증권 당국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17일 '상장사 중대자산 구조조정 관리방안' 의견 수렴안을 공개, 우회상장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예고하자 돌연 인수를 포기했다.
중국 증권 당국은 미국 증시 상장사가 우회상장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지나치게 높여 시장리스크를 키우고 자본 유출에 따른 위안화 절하 압력 증가 등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회상장 단속 강화를 선언했다. 우회상장용 소위 '껍데기 기업'에 대한 투기 활동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4~25일 10개 상장사가 인수계획을 무더기로 철회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기업 합병을 선언했다 취소한 상장사는 무려 39곳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상장사 중 인수계획을 철회한 기업이 33곳, 지난해는 56곳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