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요격 위해 사드 배치? ‘어림없는 소리’
2016-06-26 16:34
軍 사드 배치 가속화 움직임에 “무수단, 대남용 아니고 사드로 요격 불가능”
전문가들, 전략군사령부 창설 및 SM-3 대공미사일 도입 추진 요구
전문가들, 전략군사령부 창설 및 SM-3 대공미사일 도입 추진 요구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 당국의 방어 무기체계 구축에 비상이 걸렸다. 군 당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무수단을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어림없는 소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 22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화성-10)의 최고 속도가 마하 14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관계자는 26일 “무수단 최고속도가 마하 14 정도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무수단이 대기권 재진입시 최고 마하 14 정도 속도를 냈다가 종말 단계인 고도 40㎞ 상공에서 마하 10 이하 속도를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사드 배치 논의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은 사드 요격 범위인 고도 40~150㎞에서 무수단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드로 무수단 요격이 가능한지에 대해 “확인할 사항”이라면서도 “대체로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당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드 배치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사드로 마하 10 이상을 격추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층방어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요격 수단인 PAC-3 패트리엇 미사일 속도는 마하 3.5∼5 정도라 마하 10을 잡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무수단을 대남용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수단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괌 미군기지 등을 겨냥하는 중거리 미사일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무수단 발사 성공 이후 “태평양 작전지대 내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강조한 것도 무수단의 핵심 표적이 괌 기지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한이 무수단을 고각으로 발사한 것도 일본을 자극하지 않고 대기권 재진입 실험을 위한 것이지 대남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단거리로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다른 미사일로도 충분히 타격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비싸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중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가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무기 체계나 전략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전략군사령부를 창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미사일을 관할하는 북한 전략군사령부에 맞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 전략군사령부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의 공개 및 비밀 협상을 통해 핵과 미사일을 보유한 전략군사령부 창설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3 대공미사일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전망이다. SM-3는 상층방어체계로, 길이 6.5m, 무게 1500㎏으로 최고속도는 마하 7.8이다. 이지스 구축함에서 운용하기에 사드처럼 위치 선정에 대한 부담도 없다.
다만 이지스함에서 SM-3를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 막대한 비용 역시 걸림돌이다. 해군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국 MD 편입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SM-3는 사드보다 높은 곳에서 요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드와 함께 배치될 경우 중층 방어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