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가야인들도 나전칠기 사용?" 김해 대성동고분군 유물서 나전(螺鈿) 가능성 제시
2016-06-23 15:50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대성동고분군에 나전(螺鈿)이 가미된 유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성고분군 유물이 나전일 경우 고려 나전 제작 기술보다 700년 앞선 것으로 그 학술적 가치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 최근 발간한 “대성동고분군 -70호분 주곽·95호분-” 발굴보고서의 부록에 실린 이선주연구원(일본 쿄토조형예술대학 역사유산연구센터)의 ‘대성동88호분 출토 나전 유사 유물 복원 시도’ 글에서 나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조사된 대성동고분 88호분의 칠유기물의 현장사진에서 나전과 유사한 조개파편들이 확인되어 복원을 시도하게 되었다. 당시 이 조개파편들은 넓게 펼쳐진 옻칠 도막편 내 2곳에서 밀집한 형태로 발견되었다. 당시 발굴조사자는 88호분이 조개무지(貝塚)을 파고 만들어졌기에, 나전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버려진 조개의 파편으로 생각했다. 또한 도굴 등으로 인해 조개편들이 너무 심하게 부식되어 수거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사진을 확대하여 분석한 결과 밀집한 조개편들의 크기가 1mm~1.5mm로 모서리 부분이 둥근 사각형으로 굵은 X자형을 보이며, 약 1mm의 작은 크기임에도 얇고 세밀하게 가공되어 있어 나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이유물들을 토대로 대성동 88호분의 나전을 복원 제작했다. 그 결과, 이들과 비슷하게 가공 및 형태가 만들어져 나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았다. 나전이라면, 이는 고려 나전 제작 기술이 700년 이상 거슬러 올라 가는 것이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88호분에서 같이 출토된 중국제 유물의 사례로 보아 나전 추정품이 중국 동북지방에서 전래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가야 자체 제작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향후 발굴 및 출토유물 분석에 신중을 기하여 비슷한 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