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 ‘대북 불법 수출’ 한국인 사업가에 실형

2016-06-22 17:36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법원이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에 초콜릿과 내복, 식기 등을 수출한 한국 국적의 기업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교토지방법원은 이날 외환법 위반(무승인 수출), 관세법 위반(허위신고)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쿄 소재 무역회사 세이료쇼지(聖亮商事·세료상사)의 사장 김 모씨에게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과 함께 벌금 300만엔(약 3300만 원)을 언도했다.

판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3년 10월 주방용품 173개(수출신고가격 약 550만엔)에 이어 이듬해인 2014년 1월에는 일용품 7558개(약 645만 엔)를 북한에 수출하기 위해 허위신고를 한 뒤 수출해왔다. 김 씨가 북한에 수출한 품목은 초콜릿, 쿠키, 내복, 장화, 숟가락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쿠야마 마사야(奥山雅哉) 재판관은 “북한 관계자의 도움을 받고 싱가포르 등을 거치는 등 수출 방법이 교묘하고 조직적"이라며 실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 김 씨는 지난 2월 대북제재로 수출입이 금지된 북한에 물건을 수출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했다. 이후 4월 열린 첫 공판에서 기소내용을 인정했다. 김 씨는 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약 6년간 10차례 이상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에 수출을 해온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씨는 물품을 북한의 부유층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다른 나라를 거쳐 북한에 물품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입건, 실형 선고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독자적인 대북제재 강화 방침을 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