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뿔 난 中 기아차 딜러들 "차 팔때마다 손해"… 다른 브랜드로 이적 속출
2016-06-23 06:00
- 베이징 소재 기아차 최대 규모 딜러도 사업 접어
아주경제 윤태구·배인선 기자 =중국 자동차 딜러들이 과열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아차를 비롯해 다수 브랜드 판매 딜러들이 속속 사업을 접고 있다.
22일 중국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야윈춘(亞運村)에 위치한 기아차의 중국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의 딜러상(4S 매장)이 최근 적자난에 시달리다가 기아차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윈춘은 베이징 최고의 고급 주거단지로 자동차 전시장이 대거 몰려 있다.
현지에서는 중국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둥펑위에다기아가 실시한 대대적 할인공세가 야윈춘 매장의 기아차 딜러 사업 중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현지에서 9만6800위안(약 170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는 'K3'에 대해 1만5000(약 263만원)~2만 위안(약 350만원), 또 15만9800위안(약 280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는 'K5'에 대해 3만5000위안(약 613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연식에 따라서는 최대 5만 위안(약 876만원) 가량의 할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KX3'는 2만5000위안(약 438만원), 'KX5'는 1만 위안(한화 약 175만원) 가량을 할인해주고 있다.
현지 딜러들은 둥펑위에다기아의 가격 할인폭이 극에 달했다며 차를 판매해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야윈춘 딜러상 관계자는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차를 한대씩 팔때마다 손해를 보고 있다"며 "차를 팔아도 남는 이윤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딜러들은 기아차 판매 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브랜드로 이적하거나 타 브랜드 판매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둥펑위에다기아가 더 많은 딜러 사업자들을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껏 쌓아놓은 브랜드 이미지마저 실추돼 경쟁력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디자인 설계와 높은 가성비에 기대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쾌속성장했다”며 “하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중국산 자동차도 디자인설계나 가성비 방면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뒤쳐지지 않으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브랜드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