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2분기 실적 주춤... 자회사에 발목 잡힌 SK텔레콤

2016-06-21 14:07

[이동통신3사]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주춤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무선 가입자당 매출액(ARPU)의 성장 동력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신규 단말기 출시로 마케팅 경쟁 강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선택약정요금제 가입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 이통사 이익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 전망치만 봐도 KT와 LG유플러스는 실적이 제자리 걸음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며, SK텔레콤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 기대 이하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영억이익은 4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전망치(컨센서스) 대비로는 4% 이상 밑도는 수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1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할 전망이며, 전망치 대비로는 0.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KT는 2분기 영업이익 3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전망치 대비 각각 2.8%, 0.5% 증가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사 SK플래닛의 11번가가 직매입 확대 등으로 발생한 비용이 통신 본업의 이익개선 효과를 상쇄하고, SK하이닉스 이익 추정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이통 3사의 일회성 손익을 감안한 2분기 합산 조정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감소할 전망이며, 합산 조정순이익 역시 11.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큰 그림을 볼 때 신규 단말기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이유로 꼽는다. 4~5월 합산 번호이동시장의 규모는 11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갤럭시7과 G5 등의 신규 단말기 출시에 따른 효과가 일부 나타났기 때문이다.

번호이동뿐 아니라 기기변경 등 보조금 대상이 되는 전체 가입자 수는 2월까지는 역성장했으나 3~4월 들어 전년 동기보다 7~9% 늘어났다. 이는 2분기 마케팅비가 늘어날 요인이다. 

더구나 6월 초 기준 이통 3사 누적 20% 요금할인 가입자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여전히 하루 평균 2만여 명이 신규로 가입하고 있다.

송재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번호이동에만 집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 신규와 기기변경을 포함한 전체 가입자 수가 중요하다"며 "선택약정요금제 가입자 증가가 지금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무선 ARPU는 예상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통신업종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이통사들이 단기적 이익 실현보다는 비용 반영의 조기 현실화 및 투자 확대로 대응할 공산이 커 실적 주춤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단통법의 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여당을 중심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내수 부양을 책임지는 다른 경제부처들 입장에서 단통법에 따른 중소 통신판매점의 폐업 및 감소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당국이나 국회, 시민단체, 소비자 등 대부분 이해관계자가 이통사 이익 정상화를 반기지 않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 단기적 이익 실현보다는 투자 확대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