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최근 타격 부진을 씻어내는 시즌 12호 홈런을 터뜨렸다.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96마일 강속구를 넘겼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컸다.

박병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박병호는 1-0으로 앞선 4회말 2사 3루 찬스에서 양키스 선발투수 마이클 피네다를 상대로 초구 시속 96마일(약 154㎞)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31m짜리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의 시즌 12호 홈런. 지난 17일 양키스전에서 18타수 만에 안타를 신고한 이후 2경기 연속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긴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는 값진 대형 아치였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204에서 0.206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팀은 불펜이 7~9회 붕괴되면서 6-7로 역전패를 당해 5연패 늪에 빠졌다. 박병호의 맹활약이 빛이 바랜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두 가지 값진 의미가 있었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1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영양가에 있어서는 아쉬웠다. 11개 중 솔로 홈런이 10개였고, 2점 홈런도 주자 1루 상황에 나왔다. 12번째 홈런이 첫 득점권 상황에 나온 2점 홈런이었다.

또 6회말에는 1사 1, 3루 찬스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타점을 올려 3타점 경기를 해냈다. 슬러거의 존재 이유를 오랜 만에 입증한 타구였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 강속구에 반응한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약점으로 부각됐던 강속구 적응력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시킬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박병호의 홈런 상황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이유는 같았다.

MLB.com은 “박병호는 2사 상황에서 우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려 팀이 3-0으로 달아났다”며 “이 홈런은 올 시즌 박병호가 득점권 49타석에서 기록한 6번째 안타였다”고 설명했다. 또 “박병호의 2점 홈런은 피네다의 96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올 시즌 95마일 이상의 공을 처음으로 안타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부침을 겪고 있는 박병호는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처음 상대하는 빅리그 투수들에 대한 타이밍 적응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네소타 구단도 박병호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기록한 12번째 홈런은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