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美 국가기록원 자료…6·25전쟁의 긴박함 체현

2016-06-21 00:01
국립중앙도서관, 오는 7월 29일까지 '6‧25전쟁, 미 NARA 수집문서로 보다'전 개최

국립중앙도서관은 21일부터 오는 7월 29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6·25전쟁 66주년 기획전 '6·25전쟁, 미 NARA 수집문서로 보다'를 개최한다. 사진은 1950년 9월 15일 맥아더 장군(가운데)을 비롯한 미국 사령관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시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극동군사령부 정보참모부장인 윌러비(Charles A. Willoughby) 소장은 1950년 3월 10일 북한군의 남침을 정확히 예측했다."

미국 '워싱턴 뉴스'는 1950년 9월 1일과 10월 5일 이같은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6·25전쟁 발발 직후 미국 정부 내에서는 북한군의 남침 예견 실패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뜨거웠다. 극동군사령부, 합동참모본부, 중앙정보국(CIA) 등은 서로 발뺌하느라 바빴기에 기사의 파급력은 더 컸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기밀해제된 미 국무부 문서에는 "극동군사령부가 '1950년 3월 10일 북한군이 6월경 남침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상부에 보고했다"는 기록이 또렷이 남아 있었다. 
 

하늘에서 본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모습(미 국방부 자료)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6·25전쟁 66주년을 앞두고 당시의 치열했던 한반도를 미국의 기록으로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21일부터 오는 7월 29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기획전 '6‧25전쟁, 미 NARA 수집문서로 보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국가기록원에서 수집·소장하고 있는 6·25전쟁 관련 자료 가운데 미 극동군사령부·국무부·CIA에서 생산된 문서, 보고서, 사진, 노획자료 등 130여 점을 간추려 선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 측은 "전시 자료들을 통해 6·25전쟁을 사실상 주도했던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역할, 전쟁수행 전략 그리고 이에 따른 미국·소련·중국 간의 외교전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그 해, 6월의 포성' △'전쟁을 보는 다양한 시선' △'휴전으로 가는 길' △'시련 속에 피어난 희망'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전쟁 발발 전후의 주요 상황, 초기 대응, 한강선 전투와 낙동강 방어선 전투, 인천상륙작전과 북진, 중국군 개입, 정전협정에 이르기까지 3년간의 흐름이 날짜·사건순으로 펼쳐진다. 
 

'미 극동군사령부 윌러비 소장이 북한군의 남침을 정확히 예측했었다'는 내용을 실은 워싱턴 뉴스의 기사(왼쪽)와 1951년 마오쩌둥이 스탈린을 만나 협력사항을 합의한 내용을 기록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정보 보고서[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특히 2부 전쟁을 보는 다양한 시선에서는 6‧25전쟁을 각자의 입장과 시선으로 대하는 유엔군과 공산군 측 주요 인물들을 전쟁전략 문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1951년 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오쩌둥이 스탈린을 만나 '중국은 50만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한다', '소련은 중국에 탱크와 트럭, 연료와 탄약 지원뿐 아니라 해공군 병력을 파견한다', '중·소 국경 주요 지점에 대규모 군수품 기지를 세운다' 등을 합의한 사항이 CIA의 정보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2004년부터 우리나라 근현대사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 제공 목적으로 NARA에서 자료를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자료들은 지난해 말까지 수집·정리한 230여 만건 중에서 선별한 것들이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www.n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535-4142
 

'6·25전쟁, 미 NARA 수집문서로 보다'전[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