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 부당 처리…1000억원 손실 초래

2016-06-16 15:51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방위사업청이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당한 방법으로 특정 업체를 선정해 사업이 4년가량 지연되고, 1000억원(9천만달러)의 손실도 초래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지난 해 12월 국회 감사 요구에 따라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 추진과정 전반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1년 8월 "KF-16 성능개량사업"을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가격경쟁(상업구매)을 통해 직접 업체를 선정하고, 이 업체를 지정해 FMS를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FMS는 미국 정부가 정부간 계약을 통해 우방국에 무기 등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미 정부가 직접 업체를 선정하고 품질보증 등의 책임을 지는 형태다.

그러나 미 군 당국은 앞서 2011년 5월 훈령에 상업구매와 FMS의 동시 추진을 금지하고 있고 "구매국과 업체간 협상가격은 구매국과 미 정부간 LOA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방사청에 통보하는 등 방사청이 업체와 직접 가격협상을 하는 것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LOA는 계약금액 등 계약 내용을 담은 일종의 계약서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2012년 7월 가격 경쟁을 통해 체계통합업체를 A사로 선정해 업체와 협상한 가격으로 FMS를 무리하게 추진했다.

이에 대해 그해 9월 미 정부는 “방사청과 A업체와의 협상 가격에 구속받지 않으며 총사업비는 2조3400억원(20억달러)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그 후 이 업체의 경험 부족 등으로 총사업비 및 사업기간 등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B 업체로의 변경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2013년 9월 미 정부와 총사업비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예산 불용을 방지한다며 LOA를 2단계로 분리해 체결하기로 하고 2013년 예산액 2153억원(1.84억 달러)으로 1차 LOA를 추진했다.

방사청은 특히 2013년 11월 사업관리분과위원회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미 정부와 총사업비를 1조9890억원(17억달러)에 합의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또 2013년 12월 미국으로부터 접수된 1차 LOA 내용이 방추위 의결과 다른데도 담당 팀에 LOA를 수락하도록 통보했다.

또 C담당관이 LOA에 대해 어떠한 확인도 해준 바가 없는데도 해당 팀에 보낸 문서에는 C담당관이 접수된 LOA 내용과 방추위 의결 내용이 일치했다고 확인한 것으로 기재했다.

이에 따라 2013년 12월 1차 LOA를 수락하고 대금을 미 정부에 송금했지만 2차 LOA 총사업비 협상시 미 정부가 2조8080억 원(24억달러)을 요구했다.

결국 방사청은 지난 해 12월 미 정부가 원하는 B업체로 변경해 총 2조2230억 원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업체 변경에 따라 사업 착수는 4년여 간 지연됐으며 기존 A업체가 이미 집행한 약 1000억원(추정) 규모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방사청장에게 LOA 수락 결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자 2명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