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20대 총선 때 낙선운동을 벌이다 고발당한 '2016 총선네트워크(총선넷)'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단체들이 "부당한 수사"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오전 9시 19쯤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피고발인의 사무 공간이 있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 4월 12일 '2016 총선넷'이 기자회견을 빙자한 낙선운동 목적의 집회를 개최하고 후보자 성명이 들어간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이재근 참여연대 정책기획실장,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 등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피고발인 등 사건 관련자가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3곳 포함해 총 10여곳이 대상이며, 증거확보 차원으로 진행되는 것"이면서 "압수수색자료를 분석해 관련자를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총선넷은 이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당국이 자의적 판단에 근거해 수사하고 있다"며 "과잉수사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법원 영장이 나와 어쩔 수 없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시민들의 일반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것조차 선거법 위반을 적용하는 경찰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선관위는 "선거법 108조 3항에 따라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는 선관위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며 "총선넷은 신고를 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최악의 후보 선정투표 등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총선넷은 "최악의 후보 선정투표 등은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가 아니기에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면서 부당함을 입증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