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창조경제] ➁ 제2의 벤처·창업 붐 '벤처 3만 시대'

2016-06-16 17:15

홍남기 미래부 제1차관은 지난 14일 벤처·스타트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벤처생태계 융성을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톡옵션을 활용한 인재 유치, 엔젤투자 소득공제 등을 관련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미래부]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창업은 국가생존의 필수요소이다"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들어서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글귀다. 이 글귀에는 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창업에 대한 신념이 담겨있다.

박 센터장은 "현재 전세계가 저성장과 고실업률, 소득불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미국, 영국, 독일, 중국은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 이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도 창조경제를 통해 제2의 삼성, 현대가 나올 수 있도록 키워나가야 국가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굵직한 기업은 창업을 통해 나올 수 있으며, 도전하는 문화, 건강한 사회정신, 배려하는 문화, 멘토링 문화, 투자의 선순환 문화는 모두 창업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창조경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눈에 띄게 나타난 큰 성과가 바로 창업이다. 정부가 전국 17개 지역에 구축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활용해 창업과 벤처 생태계 조성에 힘쓰면서 제2의 창업·벤처붐이 일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기업 수는 2010년 2만4645개에서 2015년 3만1260개로 증가했으며, 신설법인 수는 2010년 6만312개에서 2015년 9만3768개로 늘었다. 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벤처투자 규모도 같은 기간 2배 늘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벤처기업 수가 3만개로 증가하고 신규 벤처투자도 2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벤처기업의 매출 총액은 2014년 214조6000억원까지 늘었으며, 기업 당 영업이익은 4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 성장, 회수·재도전 등 단계별 지원을 펼치고 있다. 창업 초기에 금융 대출이 어려운 스타트업을 위해 기술금융 인프라를 구축, 기술신용평가를 통한 대출를 늘려 27조9000억원을 공급하고, 4510억원 규모의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또 창업 후 성장단계 지원을 위해 미래성장산업 자금 67조6000억원을 공급하고, 1조8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와 6조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를 조성했다. 이 밖에도 개발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해 중기제품 전용 홈쇼핑을 개국하고 중기제품 우선구매 적격심사를 통한 공공구매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창업에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도록 향후 5년간 재창업자금을 최대 1조5000억원까지 공급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까지 불었던 닷컴열풍 당시 세 번의 창업을 시도해 최근 네 번째 창업에 도전한 강학주 울랄라랩 대표는 "당시 불었던 닷컴열풍 때는 체계적인 투자도 없었고, 대부분이 대표의 책임이나 보증을 담보하는 형식으로 투자가 이뤄져 묻지마 투자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업성을 철저하게 검토하면서 벤처캐피탈 지원이나 정부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랄라랩이 올해 초까지 입주한 경기창조경제센터는 KT가 전담하고 있다. 경기센터에는 9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창업 지원을 받고 있으며, KT는 경기센터 뿐 아니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분당, 서초, 가천대 등에서 약 60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KT가 전담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센터 안에서 지속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글로벌 업체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아 올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도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창조경제가 조성한 창업 분위가와 지원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