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에 "금값 더 뛴다"
2016-06-16 10:42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금값이 얼마나 더 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이달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이탈)에 대한 우려 확산이 금 가격을 연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현지시간 15일 국제 금 가격은 하루 만에 온스당 0.2달러 오른 1288.30달러를 기록하면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1293달러까지 뛰기도 했다. 이는 5월 6일(1294달러) 이후 최고치다.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지금이라도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2개 분기 연속 오르면서 금 시장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새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호적 수급 여건과 저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저점매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금이 유망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브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연초 이후에만 가격이 21% 가까이 뛴 금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와 글로벌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매수 의견을 내놓으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피델리티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금을 꼽았다.
올해 금값이 1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 공급시장이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 연구원은 "금 매장량과 채굴된 금광석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금 함유량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추출된 금 등급 역시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금 가격이 하락한다는 보편적인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당시 금 가격 추이를 보면,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금리 인상은 항상 물가 상승을 담보로 이뤄져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금값이 기준금리 인상시 달러화 강세로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 연구원은 "물가 상승과 달러 약세라는 매크로 요인을 감안하면 올해 금 가격이 1300달러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론 브렉시트 투표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구 연구원은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쪽으로 결정이 나면 금값은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크게 오를 것"이라며 "그러나 반대로 결정되면 위험자산이 안도 랠리를 펼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이런 경우라도 수요 면에서 9∼11월 인도 힌두교 축제와 연말 귀금속 수요 시즌이 대기하고 있고, 공급 면에서는 금 광물 생산 둔화로 공급부족이 우려돼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