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보류에 IPO 예정기업 반사익

2016-06-16 10:5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불리던 호텔롯데가 상장을 보류하면서 다른 IPO 예정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앞서 13일 검찰수사를 이유로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내 상장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호텔롯데에 투자하려고 대기하던 공모자금은 비슷한 시기에 IPO를 진행하는 다른 기업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기업은 호텔롯데를 피해 IPO 일정을 잡을 정도였다"며 "호텔롯데를 기다리던 기관투자자 공모 수요가 다른 회사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 원료의약품(API) 위탁생산(CMO) 기업인 에스티팜은 9∼10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717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검찰이 롯데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뒤인 13∼1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중국 기업 로스웰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로 수백대 1에 이르는 경쟁률을 보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수요예측을 실시한 기업 자체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호텔롯데 상장 철회에 따른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잇단 IPO 성공으로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향후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코스피 상장을 앞둔 부동산신탁사 한국자산신탁은 오는 23∼24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30일과 7월 1일 공모주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오는 27∼28일 수요예측, 다음 달 4∼5일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밖에 전동기제조업체 피앤씨테크와 의약·약학연구개발업체 바이오리더스, 보안업체 지란지교시큐리티, 금속가공업체 장원테크, 특수목적용기계업체 뉴파워프라즈마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한 다른 '대어'도 IPO 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는 만큼 이를 피해 일정을 조정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 IPO 기업이 몰리는 바람에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공모자금이 부족해 공모를 철회하는 곳도 있었다"며 "올해는 휴가철이 끼더라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