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망] 박원순 "안전업무 모두 직영으로… 메피아 특혜 없애고 전적자 퇴출"

2016-06-16 10:00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이달말 계약 종료 업무공백 우려

[박원순 시장이 이달 7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망사고와 관련 대시민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19세 스크린도어 정비공 사망'으로 드러난 서울시 지하철 분야의 총체적 부실 논란에 대대적인 메스가 가해진다.

PSD(플랫폼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등 각종 민간에 위탁 중인 안전업무가 모두 직영으로 바뀐다. 특히 '메피아'(메트로+마피아) 퇴직자를 위한 특혜조항이 전면 없어지고, 재직 중인 전적자는 완전 퇴출시키는 게 골자다.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설명회를 열어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방침'을 발표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김모군의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20일, 이달 7일 유족과 대시민에게 고개를 숙인 지 열흘 만이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서울메트로가 조건부 민간위탁 방식으로 한 전체 안전업무 전체를 직영화하기로 약속했다. PSD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차량기지 구내운전, 특수차(모터카·철도장비) 및 역사운영 등이 포함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자회사인 도시철도ENG가 담당하는 전동차 정비, 궤도보수 등 2개 분야도 더해진다.

양공사의 7개 분야 직영에 따른 비용은 민간위탁 계약설계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회사이윤, 일반관리비 재원을 보수인상분으로 반영시킨다. 이에 따라 임금체계는 최대 21% 수준까지 연봉이 오를 전망이다. 예컨대 숨진 김군과 같은 정비직의 경우 월급이 약 150만원에서 200만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이던 소요재원 증가 문제는 초기에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기존 민간위탁 및 자회사(계약금)의 7개 분야가 직영 전환 때 양공사 부담액은 현 383억여 원에서 336억여 원으로 47억여 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직영전환과 함께 안전업무직을 신설하고, 기술력 검증을 거쳐 외주업체 직원 및 일반 지원자를 대상으로 내달부터 채용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용형태는 무기계약직이지만 장기근무, 기술난이도, 책임정도 등에 따라 임금이 증가하도록 보수체계를 새로 설계한다.

반면 이런 과도기를 거치는 동안 스크린도어 외주업체인 은성PSD의 위탁계약 기간이 이달 30일자로 만료, 당장 업무공백이 예상된다. 급한대로 시는 서울메트로 전자관리소 직원을 파견한다는 구상이지만, 97개에 이르는 역사에서 위험하고 과중한 일을 무난히 처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서울시는 특혜 논란과 안전관리 우려를 사고 있는 ㈜유진메트로컴과는 협약 재구조화에 나선다. 재구조화 내용에는 △시설 및 인력의 서울메트로 직접 관리 △9% 수준 기준 수익률 4~6%로 하향 조정 △대환을 통한 후순위채 폐지 등이 담긴다.

아울러 메피아는 철저히 근절시킨다. 과거 외주화 확대와 함께 등장한 메트로와 도철의 전적자는 초기 682명이었고, 이달 현재 182명이 재직 중이다.

먼저 위수탁 계약서상 전적자 특혜 조항을 모두 삭제하고, 향후 체결되는 민간위탁계약 중 전적자의 특혜를 담보하는 조건부 계약을 금지시킨다. 또 일선에 배치된 182명의 전적자 전체를 퇴출시키고, 직영 전환 뒤에도 재고용 대상에서 배제한다.

시는 향후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책임이 드러날 땐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다음으로 '지하철 안전종합대책', '하도급 불공정 관행 개선',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 등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 전환과 전적자 특혜 폐지를 일회성이 아닌 지하철 안전을 포함해 그간 잘못된 우리사회 구조의 혁신 계기로 삼겠다. 사람중심의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안전 설비 외주 현황. 표=서울시 제공]

[운영업체별 전적자 현황. 표=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