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경영 비리' 남상태 전 사장, 대학 동창에 특혜 주고 금품 수수 정황 포착
2016-06-15 17:31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의 정점에 있는 남상태(66) 전 사장이 물류운송사업을 하는 대학동창에게 특혜를 주고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5일 대우조선해양의 물류운송 협력업체 H사 회장 정모(6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회장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증재, 증거위조 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정 회장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대학 동창이다. 남 전 사장 재직(2006∼2012년) 당시 최대 수혜자로 지목됐다.
검찰 특별수사단이 이달 8일 본격 수사에 들어간 이후 의혹 관련자의 사법처리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1년께 대우조선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제공받는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수억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2007년 5월 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I사와 자항선(스스로 항해하는 대형 바지선)을 이용한 선박블록 해상운송 사업에 대해 10년간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수의 계약을 맺었다.
자항선 건조 자금은 산업은행에서 1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400억원 가량의 잔존 가치를 지닌 자항선도 I사가 소유하도록 한 특혜성 계약이었다.
대우조선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임을 높여 정 회장에게 거액의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경쟁입찰을 했다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다른 해운사와 계약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남 전 사장 등이 이러한 특혜 계약을 추진하고 지시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여 대가성 금품이 오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은 2010년 정 회장이 거액을 투자한 부산국제물류(BIDC)와도 특혜성 계약을 체결해 우량기업으로 전환하도록 돕고 정 회장에게 20여억원의 배당 수익을 안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특혜 대출을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범행을 은폐하고자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허위 서류를 제출하도록 지시하고 H사 공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남 전 사장의 각종 비리 의혹을 계속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의 구속 여부는 17일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