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실책 넘어 역전패…코프랜드, 또 불운에 울다

2016-06-07 21:55

[LG 트윈스 스캇 코프랜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땅볼 유도가 많은 외국인 투수 스캇 코프랜드의 선발 등판에 맞춰 유격수 오지환을 투입했다. 최근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수비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코프랜드는 지난 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야수 실책에 흔들려 결국 6이닝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6.62를 기록했으나, 수비 운이 없는 경기가 많았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 코프랜드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차우찬을 상대로 루이스 히메네스가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한 상태. 코프랜드는 6이닝 4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투구수 100개를 꼭 채웠다.

그러나 8경기째 그를 따라다닌 불운은 지난달 14일 SK 와이번스전 첫 승 이후 4경기째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코프랜드는 위기마다 주특기인 땅볼 유도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병살타만 3개를 잡아낸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믿었던 히메네스와 오지환의 실책에도 뚝심 있게 버텼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백상원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2회초 무사 1루에선 김정혁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3회초에도 배영섭에게 몸에 맞는 볼을 하나 내줬으나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막았다.

코프랜드를 괴롭힌 것은 또 야수 실책이었다. 4회초 1사 2루에서 히메네스가 이지영의 평범한 3루수 땅볼을 잡은 뒤 송구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코프랜드는 흔들리지 않고 김정혁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코프랜드는 5회초 내야 땅볼로 삼자범퇴 처리한 코프랜드는 6회초에도 2루수 병살타를 추가하며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 위기는 7회초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오지환의 악송구로 주자가 살았다. 이어 대타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신승현에게 넘겼다.

또 실책이 발목을 잡을 뻔한 경기. 하지만 신승현이 1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면서 코프랜드도 승리 요건을 갖췄다.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첫 무실점 경기였다.

그러나 코프랜드는 승운이 없었다. LG는 8회초 필승조 윤지웅과 임정우를 투입하고도 백상원의 적시 3루타와 이지영의 적시 2루타에 2-2 동점을 허용했다. 코프랜드의 시즌 2승(2패)도 날아갔다.

LG는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임정우가 김상수에게 싹쓸이 역전 3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분위기를 탄 삼성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1, 2루 찬스를 이어간 뒤 이승엽이 마무리 임정우 대신 마운드에 오른 진해수를 상대로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8회에만 8실점한 LG의 5-8 역전패. LG는 뒤늦게 8회말 3점을 보탰으나 코프랜드의 역투는 악몽의 8회와 함께 허무하게 사라졌다.

반면 삼성은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에 스윕을 당한 충격에서 화끈하게 벗어났다. 8회 매서운 집중력으로 3연패 탈출에 성공한 삼성은 시즌 전적 26승29패로 6위를 유지했다. 반면 LG는 24승26패로 승률 5할 복귀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