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선포 임박했나

2016-06-07 12:44

남중국해에서 해상구조 훈련을 하고 있는 중국 무장경찰 부대.[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전략경제대화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남중국해 도발을 이유로 조만간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해서 "세계 많은 국가들이 방공식별구역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의 주권사항"이라며 "중국은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특히 항공안전의 침해를 판단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것"이라고 6일 발언했다. 이는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에 도전하는 행동을 지속하면 중국이 자국의 항공안전을 이유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방공식별구역은 해당국이 자국 영토·영공을 방어하려는 구역으로, 안보 목적을 내세워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을 말한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은 아니지만, 해당 구역에 진입하는 군용항공기는 해당국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는 것이 관례다. 통보가 없이 외국 항공기가 들어오면 전투기가 출격한다.

중국 국방부 역시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주권 국가의 권리이며, 방공식별구역 선포 시기는 중국이 영공 위협에 직면했는지와 영공 안전위협이 어떤 수준인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캐나다 군사평론지 칸와디펜스리뷰는 중국이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보이며 선포 시기는 정치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창 칸와디펜스리뷰 편집장은 "중국의 새 방공식별구역이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친다"며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 이들 국가도 자체적인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의 일부 인공섬에 올해 안에 등대 2곳을 추가 설치,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등대가 설치되는 곳은 남중국해의 메이지자오(美濟礁.미스치프환초)와 융수자오(永暑礁.크로스암초)다. 중국은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해상안전 등을 명분으로한 등대 설치와 해난구조인력 배치, 주민이주 등을 통해 영토주권을 공고히 하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