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사태' 롯데·홈플러스 전 CEO 검찰 출석…"피해자 가족에 죄송"

2016-06-04 00:01
제품 제조·판매 관여했는지 조사…다음주 처벌 대상·수위 윤곽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할 당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최고경영을 맡았던 대표들이 3일 검찰에 출석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이승한(70) 전 홈플러스 회장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나와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홈플러스의 '가습기 청정제'가 개발·판매되던 2004∼2011년 대표이사 사장과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이 전 회장은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 "이번 일에 대해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피해자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혔다.

오후에는 이철우(73) 전 롯데마트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전 대표는 오후 1시 10분께 검찰청사에 나와 "죄송하다. 매우 안타깝고 있어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진 것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롯데마트가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2006∼2011년 롯데쇼핑 마트사업본부·백화점사업본부 대표 등의 직책을 맡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제품 개발·판매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제품의 개발 및 출시 과정에서 얼만큼 보고를 받고 판단을 했는지가 조사 사안이다.

검찰은 일단 두 사람이 최종 '결재라인'에선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무진으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역할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최고경영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주께 처벌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선두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제조 매뉴얼을 그대로 모방해 안전성 검사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했다. 제품에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돼 있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폐손상 피해 집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8명(사망 12명), 롯데마트는 46명(사망 16명)의 사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