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외.개.인', 유상무 악재 딛고 KBS 코미디의 새 활력소 될까

2016-06-03 00:00

'외.개.인' 제작발표회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외.개.인’이 출연진이었던 개그맨 유상무의 하차 이후 새로운 마음으로 당찬 출발을 알렸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새 예능프로그램 ‘어느 날 갑자기 외.개.인’(이하 ‘외.개.인’)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준현, 유민상, 이국주, 이상준, 양세찬, 이용진, 이진호 등이 참석했다.

이날 김진호 KBS 예능국장은 제작발표회 시작에 앞서 “여러 우여곡절 끝에 ‘외.개.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외국인과 개그맨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진보가 있느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준비했다”고 운을 뗐다.

김 국장은 “조금 어려운 일이 있어서 첫 방송이 이번 주 일요일에 나가게 된다. KBS 예능국의 아이콘이 ‘변화와 진보’인데 ‘외.개.인’이라는 프로그램은 또 다른 변화와 진보가 될 것이다”라며 “좋은 방송이 되도록 예능국 PD들과 출연진들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KBS 새 예능 ‘외.개.인’은 사실 지난달 21일 첫 방송이 예정 돼 있었다. 그러나 출연 예정이었던 개그맨 유상무가 이에 앞선 18일 성폭행 미수 논란에 휩싸이며 제작발표회가 취소됨은 물론, 첫 방송 시간까지 연기되는 곤혹을 치렀다.

결국 유상무의 논란은 그의 잠정 하차로 마무리 지었지만, 편성에 대해 골머리를 앓아왔던 터다. 이에 김상미 PD는 “5월 21일이 첫 방송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이번 주 일요일 방송을 하게 됐다. 많은 기자님들이 아시겠지만, 유상무 씨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방송이 지연이 됐다. 그 사이에 편집을 하고 정돈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PD는 “유상무 측과 협의를 해서 자진 하차를 하시게 됐고, 저희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분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라 언급하기 많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개.인’은 국내 최정상 개그맨들이 멘토가 돼 끼 많은 외국인을 선발, 실력 있는 개그맨으로 키워 내는 ‘리얼 개그 버라이어티’로, 재능을 인정받은 외국인은 개그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인 KBS ‘개그콘서트’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개그맨 멘토 군단으로는 김준현-유민상-서태훈, 유세윤-이상준, 이국주-김지민-박나래, 이진호-양세찬-이용진으로 구성된 11인이 4개의 팀을 이뤄 각각 외국인을 영입, 가르치게 된다.
 

'외.개.인' 유민상-김준현 [사진=KBS 제공]


먼저 ‘뚱뚱보’ 팀의 김준현-유민상은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외국인 지망생들을 뽑는다. 처음엔 어떻게 뽑아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오디션을 하다보니 일반 개그맨 오디션 하듯이 잘 하는 분들이 눈에 띄더라. 그 과정을 지켜보시는 과정도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라이벌로 생각하는 팀에 대해서 김준현은 “정통 꽁트를 구사하는 ‘달샘’팀이 조금 견제가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논란으로 빠진 유상무의 부제를 그대로 안고 2인이 한 팀이 된 ‘달샘이’ 팀은 “개그를 할 때 진정성을 봤다. 또 연기력이 되는 외국인 친구들을 위주로 뽑았고, 그 중에서도 개그를 정말 하시고 싶은 분을 뽑았다”고 밝히며 “우리 팀이 가장 우월할거라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상준은 또 유상무의 부제와 관련해서는 큰 문제가 없음을 전했다. 그는 “세 명이 하다가 한 명이 빠지게 됐지만, 유세윤 씨가 워낙 잘 하시고 저도 개그를 쉬지 않고 했기 때문에 둘만 해도 공백은 전혀 느끼시지 못할 것”이라며 “굳이 다른 사람을 영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밌다. 방송 보시면 아실 수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자찬했다.

또 여자 개그우먼으로만 구성된 ‘이김박’ 팀의 이국주는 “지난 11년 개그 생활을 하면서 에너지가 얼마나 넘치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밝은 에너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고 밝히며 “‘농산공’ 팀은 내가 할 수 없는 기운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 잘하지만 ‘농산공’ 팀의 에너지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것 같다. 촬영 내내 부러울 정도로 파이팅 넘쳤다”고 언급했다.

가장 많은 팀이 라이벌로 꼽은 ‘농산공’팀의 양세찬은 “팀에 녹아들 수 있는 분들을 위주로 심사했다. 저희 팀이 4차원이고 독특하다고 해서 그런 기준으로 뽑았다”고 밝혔고, 같은 팀의 “‘이김박’ 팀이 평균 연령과 비슷해서 경계가 되는 팀이다”라고 말했다.

김상미 PD는 편성 시간이 토요일 밤 11시에서 일요일 오전 10시 50분으로 변경된 것과 관련해 “토요일 오후 시간대는 편집 호흡이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오히려 일요일 아침은 여유롭게 시청하는 시간이라 여유롭다. 하지만 웃음을 드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대와는 상관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출연진들을 대표해 개그맨 김준현은 프로그램에 대한 당부와 함께 각오를 전했다. 그는 “불안하게 출발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내부적으로 더 단단하게 다지고 있다. 우려하시고 계시겠지만 본방 보시면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것”이라며 “처음으로 개그맨들만 여럿이 모여서 하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외.개.인’의 출발은 불안했다. 본의 아닌 논란으로 인해 제작진, 출연진들은 원치 않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재편집을 거듭하며 방송 시간이 약 2주나 미뤄지는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개.인’은 새로운 웃음이라는 소재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코미디 명가’라는 KBS가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어느 날 갑자기 외.개.인’은 오는 5일 오전 10시 50분 KBS2를 통해 첫 방송된다.
 

'외.개.인' 이용진-양세찬-이진호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