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국 조선 수주, 단 4척…세계 6위로 밀려

2016-06-02 13:29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전 세계적인 조선 불황으로 지난달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단 4척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적 수주량에서 세계 6위까지 밀려나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까지 한국은 수주 기준 시장 점유율이 40%대에 달해 20%대의 일본과 중국을 크게 앞서 왔다.

2일 클락슨리서치가 5월 말까지 집계한 선박 계약 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총 38척·10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이 크루즈선 3척과 로로(카페리)선 5척 등 총 8척, 59만CGT를 수주해 지난달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올렸다.

2위와 3위는 루마니아와 베트남이 각각 차지했다. UAE의 토파즈 에너지(Topaz Energy)라는 선사에서 루마니아와 베트남에 있는 조선소에 1만5000DWT급 화물선 15척을 나눠서 발주했다.

이 중 9척을 수주한 루마니아가 14만CGT로 2위, 6척을 수주한 베트남이 9만CGT로 3위에 올랐다.

이어 중국이 2500TEU 컨테이너선 4척(8만3000CGT)을 수주해 4위에 올랐고 일본은 컨테이너선 2척과 LPG선 2척 등 총 4척(7만7000CGT)을 수주해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4만DWT급 화학제품운반선 2척, 대선조선이 6500DWT급 화학제품운반선 2척 등 5만6000CGT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과 삼성중공업은 수주가 없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방산 분야 외에 수주 실적이 없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5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수주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이 같은 사상 초유의 수주 가뭄은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이 불황기를 겪고 있는 탓에 발주량 자체가 극도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발주된 선박은 모두 156척(498만CG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1~5월 누계 수주 실적을 보면 1위는 63척(200만CGT)을 수주한 중국이 차지했지만, 이 가운데 11척(27만CGT)을 제외하면 모두 자국에서 발주된 물량이다. 중국은 그동안에도 자국 선사들의 지원으로 수주 절벽을 해결해 왔다.

또한 2∼4위는 크루즈선 조선소를 보유한 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2위는 크루즈선만 8척(89만CGT)을 수주한 이탈리아가, 3위는 크루즈선 5척과 로로(카페리)선 5척(71만CGT)을 차지한 독일이 각각 차지했다. 이어 4위는 크루즈선 2척, 33만CGT를 수주한 프랑스였다.

올해 1∼5월에 전 세계에서 발주된 크루즈선은 15척(179만CGT)으로 파악됐다. 올해 전체 발주량 498만CGT의 36.4%가 크루즈선인 셈이다. 로로선과 카페리선을 포함하면 38척(219만CGT)에 달한다.

일본이 누계 수주 15척(31만CGT)으로 5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14척(27만CGT)으로 6위에 올랐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