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20대 원구성 협상 '평행선'…'국회의장'직 놓고 신경전

2016-05-30 17:10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부터)·새누리당 김도읍·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관련 회의를 하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야 3당은 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머리를 맞대고 '원구성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의 김도읍,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의 박완주·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 모였다.

1시간 가량의 비공개 회동 직후 더민주의 박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안했고 한번 더 각 지도부에 가서 상의를 하고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면서 "합의된 내용은 없고, 기일 내 원이 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자는 말씀을 함께 나눴다"고 밝혔다.

회동에 앞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법정 시한 내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회동이 시작되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평행선' 대화만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수석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에 양보해달라고 회동에서 요구했다. 이는 앞서 의원총회에서도 의견이 모아진 부분이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1당이 맡지만, 그만큼의 위상을 감안하면 법제사법위원회나 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게 당초 새누리당의 입장이었다. 19대 당시 18개 상임위 가운데 10곳의 상임위원장을 확보했던 새누리당은 20대에서 8개의 상임위만 가져가게 됐다.

더민주는 새누리당에 의장직을 양보하게 될 경우, 법사위와 운영위, 예결위 3개의 상임위를 가져가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초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상임위와 일치한다.

김도읍 원내수석은 이날 박 원내수석과 함께 이동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말을 안하기로 했다"며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그러나 야당과 헤어진 후 원내수석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상호 원내대표(더민주)가 시원시원하게 양보하신다고 하셔서 들어갔더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 원내수석 역시 새누리당과 헤어져 본청을 나가며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얘기야 할 수 있다"면서도 "의장을 가져가려면 그 정도(법사·운영·예결)는 줘야 한다, 법사위는 원래 우리 것이니까 운영위예결위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야의 이 같은 입장차 때문인지, 비공개 회동장 밖에서는 간간히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서로에게 각 당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국회법상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7일 안에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 후 3일 뒤인 6월 9일까지는 상임위원장 배분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여야 3당 원내수석들은 31일에도 만나 원구성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 원내수석은 "더 솔직한 입장들을 들었기 때문에 좀 더 빨리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