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현대상선, 향후 경영정상화 과정은?

2016-05-29 15:36
용선료 인하 후 사채권자 집회 마무리…해운동맹 재가입 추진
대주주 감자 시 산업은행 대주주…현대그룹서 계열 분리될 듯

[사진=이정주 기자]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정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용선료 인하 협상은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사안이다.

29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집회를 열고 2017년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 사채권자 대상의 채무조정방안을 놓고 찬반을 결의한다. 사채권의 규모는 모두 7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에게 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권은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사채권자들은 현대증권 매각도 마무리된 만큼 자신들의 채권을 우선 변제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용선료 협상이 사채권자 집회 전에 타결되지 않더라도 사채권자들의 채무조정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사채권자들 대부분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선 채무조정 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현대상선 직원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상당수 사전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채권자 집회가 마무리 된 후에는 다음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회원사 정례회의에서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을 재추진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하팍로이드(독일), MOL, NYK(이상 일본), OOCL(홍콩), NOL(싱가포르)와 함께 ‘G6’ 소속이다. 이들은 내년부터 중국이 주도한 ‘오션’과 나머지 선사들이 뭉친 ‘디(THE) 얼라이언스’로 재편된다.

명목상 정례회의라고는 하지만, 이날 현대상선의 제3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재가입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3분기에 항로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지난 3월 글로벌 선사 모임인 박스클럽에서 잡았던 일정으로 디 얼라이언스 재가입 문제로 소집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G6 회의 전에 현대상선 회생 여부가 사실상 결론이 나는 만큼 이날 회의에선 내년 4월 출범할 새로운 해운동맹에서 현대상선의 역할에 대한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권단은 출자전환에 앞서 현대상선 역시 경영책임을 물어 대주주의 자본을 7대 1로 줄이는 감자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현대엘레베이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 등이다. 이들은 현대상선의 지분 22.6%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사채권자와 해외 선주들에 대한 출자전환까지 단행될 경우, 현대상선에 대한 현 회장 일가는 소액주주가 되면서 현대상선은 현대그룹과 완전히 분리된다. 그렇게 되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현대상선 측은 “대주주 감자 등의 사항은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한진해운은 8월을 목표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자문 법률회사로 영국계 ‘프레시필즈’를 선정하고 최근 6명으로 구성된 용선료 협상팀을 해외로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