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미래 10년을 겨냥한 인천신항 도약의 한 해”

2016-05-29 13:34
유창근 IPA 사장, 글로벌 물류·관광 플랫폼 청사진 제시
컨 터미널 안정궤도 진입…해양관광 비즈니스 사업에 박차

▲유창근 IPA 사장은 인천항이 향후 수도권 발전에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인천신항 개장과 원양항로 개설이라는 인천항의 오랜 숙원을 한꺼번에 성취한데 이어, 기관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미래 10년을 겨냥한 새 비전 2025를 선포하고 또한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이하 IPA) 사장은 올해가 누구보다 남다르다. 인천항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현장을 오가고 있다.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비전을 구상한 것도 인천항이 그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부분을 확신하는 대목이다.

유 사장은 올해 ‘글로벌 물류·관광 플랫폼’으로 설정된 비전 2025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인천항을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그의 의지인 셈이다.

물류 분야는 지난해 6월 개장한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운영이 안정궤도에 올랐고, 지난 3월 18일에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추가 개장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유 사장은 “수도권, 중국 산업벨트와 소비시장을 직접 서비스 권역으로 둔 인천신항은 입지적 강점과 잠재 물동량 수요, 육상운송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여기에 한-중·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원양항로 추가 개설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항 활성화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물류부지 조기 공급도 적극 추진 중이다. 항만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이유로 매립이 앞당겨진 부지(인천신항 I-2단계 39만7000㎡) 매립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터미널 배후 물류비즈니스 부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논의 중이다.

신항 운영을 최단기간 내에 활성화시키기 위한 마케팅 지원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가구메이커인 이케아(IKEA)의 화물, 정부비축물자를 수급하는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미국산 농축산 화물 등 신항 개장 후 새로 끌어온 화물에 만족하지 않고 품목군을 냉동·냉장 농축산물, 신선식품류로 넓히겠다는 구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유 사장은 “물류 뿐만 아니라 인천항 미래를 이끌 또 다른 핵심사업인 신 국제여객부두 및 터미널 건설사업도 탄력이 붙었다”며 “지난해에는 메르스와 중국경제 성장둔화 등 영향으로 타격이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크루즈를 필두로 한 해양관광 비즈니스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보고, 관련 인프라 공급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는 국제여객터미널 배후 복합지원시설 부지에 도로, 전기·통신·상하수도, 조경 등 기반시설 조성을 시작했으며, 연말부터는 5만톤급 국제여객부두 시설을 임시 크루즈부두로 운영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향후 이들 시설이 본격 운영을 시작하면 인천항은 물류기능에 더해 인적교류를 엔진으로 한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9년 만에 탄생한 ‘인천신항’…인천의 미래가 보인다

유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거둔 대표적 리더로 꼽힌다. 이 가운데 IPA 설립 후 9년간 이어온 인천신항 개장은 그의 성과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시작된 사업이 이번 HJIT 개장을 통해 대역사를 마무리하게 됐다”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인천신항이 최대한 빨리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항 기존 시설이 4000TEU급 선박까지만 수용이 가능했다면 신항은 최대 1만2000TEU급 선박까지 접안할 수 있는 규모여서 미주와 유럽 등 간선항로를 다니는 대형선 입출항이 가능해졌다.

유 사장은 신항에 거는 기대가 누구보다 크다. 그동안 정체된 인천항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항은 중국과 신흥 개발도상국 경제성장에 따른 물동량 수요 증대와 선박 대형화 등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인천항에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중국이 과거만큼의 고속성장으로 물동량 수요를 발생시키지는 않겠지만, 한-중 FTA 등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FTA를 체결한 베트남을 비롯해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물동량 증가세가 높은 미얀마·태국 등 동남아시아 물량 확대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식용대두(콩)·건초·오렌지 등 신항 개장 후 인천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북미대륙 식품·신선화물류 증가 등도 고무적인 신항 효과다.

직접적 효과로는 인천신항은 그동안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남부권 항만을 이용해야만 했던 수도권 화주기업들이 내륙수송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매력적 물류 경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기존 남항·내항에 비해 운항거리가 최대 4㎞ 이상 짧아 연료비와 예선·도선료 절감 등 선박운항 측면에도 경제적”이라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수입제품 가격인하와 내수시장 물가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간접적 효과로는 인천항 물류 흐름 신속화에 따른 비용 절감 및 기존 컨테이너부두 혼잡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처리능력 대비 약 190% 물량을 처리하던 기존 ‘컨’터미널 및 인근 지역 혼잡 완화를 통한 이용자 불편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유 사장의 판단이다.

◆배후단지 조성 시급…내항 재개발도 관건

인천신항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부분은 고무적이지만 IPA 입장에서는 여전히 인천항 운영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존재한다. 특히 인천신항 발전을 뒷받침 해줄 배후단지 조성이 관건이다.

유 사장은 “현재 미주행 원양노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향후 원양항로 추가 개설과 대형선 기항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빠른 시일내 신항 항로증심 준설이 이뤄져야만 한다”며 “배후단지 조성 역시 시급한 과제다. 배후단지는 증심을 하면서 나오는 준설토로 매립하는 땅으로, 증심과 배후단지 조성은 서로 맞물려 연계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IPA는 부분적이고 집중적인 매립을 하고 토지를 조성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배후단지를 만들어 공급하는 단계적 조성방안을 배후단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복합리조트 사업도 인천항이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유치 과정에서 구축한 정보라인과 네트워크·노하우를 활용하고, 투자전문기관(코트라·무역협회), 정부, 인천시 등과 전략적인 업무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신뢰도 높은 국내외 투자자 유치를 구상 중이다.

유 사장은 “대체 앵커시설은 경제자유구역내 MICE·상업시설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주변부지 매각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크루즈 전용부두와 터미널을 포함한 국제여객부두, 터미널 건설과 도로·녹지 등 기반시설 조성이 진척되면 사업성과 업계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8부두 개방과 선거 등을 계기로 내항 재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부분도 IPA의 해결 과제다. 신 국제여객터미널 이전 후 기존 터미널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일과 부두기능 재배치 문제는 인천항 오랜 민원이자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유 사장은 “더 늦기 전에 진지한 고민과 적극적인 대안 모색을 해 인천항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의 소재이자 동력으로 승화시키겠다”며 “개방되는 8부두를 찾는 시민이 안전하게 불편함 없이 시설을 관람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항 운영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과 부두운영사 통합 문제에 이르기까지 인천항과 우리 공사가 협력을 하면서도 비난이나 비판을 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서비스 가격 인하와 물동량 증가가 서로를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인천항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동량 목표치 현실화…크루즈는 새로운 먹거리”

IPA는 인천신항이 개장하고, 원양항로가 개설되는 등 인천항 서비스가 개선됐고 일정 정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와 중국 경제, 우리 경제 상황이 모두 다 좋지 않기 때문에 썩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전통적으로 인천항 교역비중이 가장 큰 상대가 중국이고, 인천항 교역량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경제권이 배후 수도권 산업벨트와 소비시장인데 현재로서는 이 둘이 모두 침체·위축돼 있다.

이에 따라 IPA는 물동량 목표치 현실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실현 가능성 없는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 보다는 소폭 증가 내지 유지 수준으로 현실화할 시점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유 사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가 진정되고 우리나라와 중국, 세계 경제사정이 안정 내지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물동량 실적에 대한 전망은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FTA 교역량이 증대할 품목이나 수혜가 예상되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발빠르게 나서서 준비하는 일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크루즈는 인천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인천항에 기항할 크루즈는 총 74항차로 전년 55항차 대비 35% 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인천항 입항 크루즈선박 중 최대 규모인 16만7000톤급 초대형 크루즈가 인천항 입항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고무적인 모습이다.

IPA에서도 크루즈와 관련된 행사를 확대 중이다. 크루즈 여행객 유치를 위해 동북아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크루즈선사와 중국국적 크루즈선사, 전문 여행사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박람회 참가, 팸투어, 인터넷 홍보 등 다양한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인천항 기항 계획을 보류하거나 취소한 선사를 다시 찾아가는 것은 물론, 아직 인천항에 서비스를 개설하지 않은 크루즈선사들에게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작업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지난 11월 유럽 포트마케팅에서 운영본부장이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 산하 MSC크루즈 소속 크루즈선의 내년 3회 기항을 확정짓는 성과도 올렸다.

유 사장은 크루즈 육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골든하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터미널 배후부지에 항만시설 외에 상업·업무·레저시설 등 복합시설을 유치해 인천경제와 인천항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골든하버 계획의 핵심이다.

유 사장은 “오는 2019년 새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고, 배후부지 개발이 이뤄지면 인천항은 명실상부한 인천 랜드마크이자 크루즈 모항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지역관광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선박대리점, 크루즈 전담 여행사, 면세점 등 수시회의를 통한 애로사항 청취 및 해소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1953년 경북 출생, 서울 대광고, 고려대 경제학과, 현대종합상사, 현대건설, 현대상선 구주본부장(상무), 컨테이너사업부문장(전무), 해영선박 대표이사,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및 부회장.